“내가 막아보겠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니폼은 내가 바꾸겠다.”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 하나원큐 팀K리그 vs 유벤투스FC 친선경기를 앞둔 K리그 선수들 사이에서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흘렀다. 25일 팬사인회와 공식 훈련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와 대결해볼 수 있다는 건 축구 선수로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호날두의 파상 공세와 마주해야 하는 골키퍼 조현우(대구)를 비롯한 수비진은 “월드스타를 제대로 한번 막아보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날 팀K리그 소집 장소인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현우는 “상대가 누구든 경기에 임할 때는 무실점으로 막겠다는 각오를 다진다”면서 “저를 팀K리그에 뽑아준 팬들에게 멋진 세이브를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팬사인회에 참석한 홍철(수원)은 호날두의 공격을 어떻게 수비하겠냐는 질문에 “K리그 선수의 자존심을 걸고 ‘나쁜 손’을 써서라도 호날두를 막아보겠다”고 말해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팀K리그의 맏형으로 최전방을 누빌 이동국(전북)은 유벤투스에 뒤지지 않는 경기를 펼쳐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어느 때보다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경기인 만큼 늘어지는 경기는 하지 않겠다”며 “팬들이 원하는 골 세리머니를 경기장에서 펼쳐 보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팀K리그 선수들에게도 호날두는 ‘스타’였다. 수비수 김진야(인천)는 “팀 형들이 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과 유니폼을 바꿔 입고 오라고 했는데 싫다고 했다”며 “당연히 호날두와 유니폼을 바꾸고 싶지만 그게 안 된다면 제가 맡았던 선수와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김보경(울산) 역시 “선수들 사이에서도 유니폼을 누구와 바꿀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며 “호날두와 바꾸면 좋겠지만 경쟁이 치열할 것 같아 경쟁률이 낮은 선수를 찾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원주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