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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맞대결 보고 싶어서 축구장 가는 날

골키퍼 맞대결 보고 싶어서 축구장 가는 날

Posted August. 10, 2019 07:03   

Updated August. 10, 20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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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은 여느 때보다 골키퍼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공격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골키퍼도 많다. ‘골키퍼 전성시대’의 선봉에는 울산 김승규(29)와 대구 조현우(28)가 있다. 2008년 울산에서 데뷔해 8시즌을 뛰다가 2016년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이적했던 김승규는 최근 친정으로 돌아오자마자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조현우에게 밀렸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다시 주전으로 나서는 등 대표팀에서의 위상도 되찾았다. 벤투 감독 밑에서 김승규는 11경기, 조현우는 4경기에 출전했다.

 벤투 감독은 김승규의 킥을 통한 빌드업 능력을 높이 샀다. 맨 뒤에서 팀 수비를 조율하는 한편 정확한 롱패스로 상대 수비를 흔들며 날카로운 공격으로 연결하는 능력은 국내 골키퍼 중 최고라는 평가다. 울산은 김승규가 없을 때 경기당 약 1.7골을 넣었지만 김승규 복귀 뒤에 치른 2경기에서는 총 8골을 몰아넣었다. 24라운드 제주와의 방문경기에서는 이번 시즌 한 팀 최다 득점 타이를 기록하며 5-0 완승을 거뒀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타로 떠오른 조현우도 K리그의 ‘대표 골키퍼’ 위상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26일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에서 마리오 만주키치와 곤살로 이과인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의 기습적인 슈팅을 막아내며 이름값을 했다. 조현우는 현재 K리그1 최고의 골키퍼다. 올해 24경기에 출전해 22골만 내줬다. 경기당 1골도 채 허용하지 않았다. 무실점 경기는 10회로 이 부문 단독 1위다.

 김승규와 조현우는 11일 울산에서 열리는 25라운드에서 맞붙는다. 두 선수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둔 벤투 감독이 찾을 예정이라 두 간판 수문장의 대결이 더욱 불꽃을 튀기게 됐다.

 아직 성인 대표팀에는 뽑힌 적이 없지만 ‘영원한 우승 후보’ 전북의 송범근(22)도 인기 골키퍼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 시즌인 지난해 바로 주전을 꿰차 19경기 무실점(1위)을 기록했던 그는 올해도 기복 없는 모습으로 전북의 골문을 지키며 유력한 영 플레이어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승규, 조현우, 송범근이 골문을 지키고 있는 세 팀은 9일 현재 팀 최소 실점 1위(울산·19점), 공동 2위(24실점)에 올라 있다.

 K리그1 출전이 2차례에 불과하지만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골키퍼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폴란드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인 이광연(20·강원)이다. 강원 관계자는 “20세 이하 월드컵 이후 이광연의 유니폼은 늘 매진이다. 홈페이지에 이광연콘텐츠를 올리면 반응이 무척 뜨겁다”고 말했다.


이원주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