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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일 돕느라 돈 많이 쓴다” 방위비 압박

트럼프 “한일 돕느라 돈 많이 쓴다” 방위비 압박

Posted September. 06, 2019 07:31   

Updated September. 06, 20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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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국이 전 세계를 돕느라 많은 돈을 쓴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한국과 일본 등을 거론했다. 이달 중순부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본격화할 예정인 한국을 비롯해 주요 동맹국들에 더 많은 부담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남중국해 갈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동맹국 협력을 이야기하던 도중 “우리는 일본과 한국, 필리핀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이어 “이들이 우리를 위해 많은 것을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절대로 고마워해본 적이 없는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지도자를 본 적이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 벙커와 주한미군 공군기지 등 2곳에 배정됐던 미군의 건설 프로젝트 관련 자금 집행이 중단되는 것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이날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한 남부 국경장벽 건설에 36억 달러(약 4조3450억 원) 규모의 군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로 인해 자금 집행이 연기되는 127개 군사시설 관련 프로젝트에는 한국의 경기 성남시 탱고 지휘소와 전북 군산시 미 공군기지의 무인항공기 격납고 건설 사업이 포함됐다. 이곳에 배정됐던 예산은 7050만 달러(약 850억 원)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잇단 방한을 계기로 주한미군 유지에 연간 48억 달러가 소요된다며 기존 분담금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청구서를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