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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리더십이 세계를 바꾼다

Posted October. 16, 2019 07:33   

Updated October. 16, 20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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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 42, 43….

 단순한 숫자 나열이 아니다. 부패 척결에 맞서던 교사가 대통령이 된다는 코미디 드라마 주연 배우에서 실제 대통령이 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를 이끌고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후 개혁을 주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웃나라 에리트레아와의 내전을 종식시킨 공로로 11일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의 나이다. 40대 초반인 이들은 자국 내 혁신을 주도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40대 리더들이 기존 정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아비 총리는 아프리카 최초로 남녀 동수 내각을 출범시켰다. 또 100만 명에 이르는 난민을 포용하는 정책을 펼쳤고 정치범들을 대거 석방하는 ‘관용’의 정치로 국내 지지층을 다졌다. 이런 내부 안정을 바탕으로 에리트레아와의 협상에 나서 성공적으로 밀어붙였고 노벨상 수상으로 세계적 지도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48)도 남녀 동수 내각을 출범시키는 한편 난민과 원주민 출신도 각료로 내세우는 개혁을 통해 40대 리더십의 대표 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양극화에 따른 사회 불만이 응축되며 변화를 바라는 시대적 요구가 거세질 때 ‘40대 리더십’이 등장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40대는 청년층에는 없는 경험, 노년층에는 부족한 변화를 이끄는 의지를 바탕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이끌고, 이를 새로운 정치 혁신으로 관철시킨다. 이 때문에 40대 리더가 급부상하는 현상은 역사적으로 반복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사회 변화에 대한 요구가 커질 때 40대 대통령이 등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침체됐던 미국에 ‘뉴 프런티어’를 제시한 존 F 케네디, 1990년대 미국 경제위기에서 변화를 주도한 빌 클린턴, 9·11테러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침체된 상황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은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에 맞춰 제도권 내에서 시대적 요구를 담은 변화를 실천한 리더들이다.

 40대 리더들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6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7) 등 ‘스트롱맨’의 대척점에 있다는 평가다. 스트롱맨들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상황에서 향후 세계 리더십이 40대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