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 신라의 토지관리 문서로 추정되는 목간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경북 경산시 와촌면 소월리 유적에서 94자가 쓰여 있는 목간(사진)이 출토됐다고 9일 밝혔다. 이 목간은 같은 장소에서 발굴돼 최근 공개된 사람 얼굴 모양의 토기 아래에서 나왔다.
목간은 길이 약 74.2cm로, 굽은 나무의 표면을 다듬어 만든 6면에 걸쳐 글자가 씌어 있다.
목간에는 우리나라 고유 한자로 논을 의미하는 ‘답(畓)’이 들어 있다. 또 조세 부과를 위한 토지 면적 단위는 ‘결(結)’이나 ‘부(負)’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결, 부가 삼국통일을 이룩한 7세기 이후 사용한 용어로 여겨졌지만, 이번에 발견된 목간을 통해 6세기부터 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목간에 등장한 ‘곡(谷)’, ‘제(堤)’자도 주목된다. ‘곡’은 골짜기에 사는 일정한 집단이 있었다는 것을, ‘제’는 둑이 조세 부과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서체나 내용으로 보아 경산 인근 지역의 토지 현황을 기록한 목간일 가능성이 크다”며 “목간을 통해 골짜기와 둑을 중심으로 한 당시 지방 촌락의 입지, 농업 생산력 증대를 위해 축조한 제방과 주변에 자리한 논의 존재, 조세를 수취하는 중앙정부의 지배 양상 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