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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찰기 최소 22대 출격 비용 수백억 방위비협상 변수로

美정찰기 최소 22대 출격 비용 수백억 방위비협상 변수로

Posted December. 27, 2019 07:48   

Updated December. 27, 20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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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성탄절 선물(도발)’을 예고한 디데이(25일)가 지났지만 미국은 대북 감시의 끈을 전혀 늦추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한반도 일대에 융단 폭격하듯 정찰 자산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25일 조인트스타스(E-8C) 지상감시정찰기 등 5대의 주력 정찰기를 한꺼번에 투입한 데 이어 26일에도 3대의 정찰기를 한반도로 보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도발 징후를 촘촘히 파악했다.

 군용기 추적 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26일 이른 새벽부터 오후까지 조인트스타스를 시작으로 코브라볼(RC-135S) 미사일감시정찰기 2대가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 등을 이륙해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날아왔다. 특히 미사일·탄두 궤도 추적이 가능한 코브라볼은 동해상으로 연이어 투입됐다. 군 당국자는 “강원 원산과 함남 신포의 잠수함·SLBM 기지 동향을 거의 24시간 내내 노려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ICBM 도발은 ‘최후의 카드’로 두고서 SLBM을 쏴 올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한 뒤 미국이 쏟아부은 정찰 자산의 규모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게 군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이 3일 담화를 통해 연말 협상 시한을 강조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정할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렸다”고 밝힌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7종류, 최소 22대 이상의 정찰기를 한반도에 줄줄이 투입했다.

 북한이 도발을 예고한 당일 조인트스타스와 단 2대밖에 없는 컴뱃센트(RC-135U) 전자정찰기를 시작으로 리벳조인트(RC-135W), 코브라볼, 글로벌호크(RQ-4) 고고도무인정찰기), 신호정보정찰기(EP-3), 대잠초계기(P-3C) 등이 거의 매일 대북 감시를 위해 한반도로 날아든 것. 이 중 주일미군에 2대씩 배치된 코브라볼과 조인트스타스는 ‘1일 2교대’로 사실상 대북 감시에 ‘다걸기(올인)’하는 상황이다. 글로벌호크와 리벳조인트 등도 짧게는 1일, 길게는 2, 3일 간격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상공에 출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동북아에 배치한 정찰기 전력의 거의 대부분을 북한 감시에 투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22대는 에어크래프트 스폿 등을 통해 미군이 일부러 대북 압박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출한 숫자인 만큼 비공개 정찰 활동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투입된 이들 미국 정찰 자산의 전개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전개 비용(연료비 등)만 따지느냐, 전반적 운영유지비(지상 계류비용, 인건비 등)까지 포함하느냐에 따라 한 차례 출동에 수억∼수십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의 핵심 감시 자산인 U-2 정찰기의 경우 한 차례 비행에 100만 달러(약 11억 원)가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일미군 기지에서 전개되면 추가 비용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성탄 선물 경고 이후 현재까지 한반도에 투입된 미 정찰기의 가동 비용은 수백억 원을 웃돌 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연말과 신년 초까지 정찰기 전력을 ‘풀가동’해 대북 감시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연말·신년 초 이후에도 북한의 도발 징후가 잠잠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찰기의 대북 감시 비용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시켜 한국에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군이 갖지 못한 고가의 미 정찰 전력을 쏟아부어 북한의 도발을 막았다고 주장하며 내년으로 넘어간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대북 정찰비용을 대라고 공세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정찰비용 부담에 난색을 표할 경우 미국은 평시 정찰기의 전개 횟수를 크게 줄이거나 해당 정찰 자산을 (한국이) 도입하도록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