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에게 아시아인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50골 고지에 오르게 한 애스턴 빌라전은 평생 잊지 못할 경기가 됐다. 손흥민은 페널티킥(PK)을 실축했지만 튀어나온 공을 재차 슈팅으로 연결해 첫 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대기록 작성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손흥민은 “내 킥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리바운드해 골을 넣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한다. 다음에 또 PK 기회가 오면 그때는 깔끔하게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애스턴 빌라의 베테랑 골키퍼 페페 레이나(38)는 경기 내내 ‘선방쇼’를 펼쳤다. 그런 레이나를 뚫고 결승골을 뽑아낸 손흥민은 “레이나가 경험이 많고 능력이 좋은 선수여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은 7개의 슈팅(유효 슈팅 6개·2골)을 시도했다. 상대의 실책을 결승골로 연결한 것에 대해서는 “득점에 실패해도 계속해서 골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공이 운좋게 내게로 왔고 마무리도 잘됐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럴트와 함께 세리머니를 하면서 관중들이 알더베이럴트를 향해 박수를 보내도록 유도해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최근 아들을 얻은 알더베이럴트를 축하해주고 싶었다. 또 그가 이날 1골을 넣었지만 자책골도 기록했기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나보다 더 고생한 선수들이 승리에 따른 축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