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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숨은 영웅’ 美원주민에 마스크 지원

‘6•25 숨은 영웅’ 美원주민에 마스크 지원

Posted May. 19, 2020 07:45   

Updated May. 19, 202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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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에서 ‘숨은 영웅’으로 활약했던 미국 원주민 나바호(Navajo)족 참전용사에게 마스크 1만 장과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지원한다고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가 18일 밝혔다.

 나바호족은 미국 원주민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부족으로 6·25전쟁 당시 약 800명이 참전했다. 이들이 전장에서 활약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다. 당시 일본군이 미군의 암호를 해독하면서 군사비밀 정보가 새어나가 큰 피해를 입자 미군은 절대 해독되지 않는 암호 만들기에 착수했다. 이때 활용된 언어가 나바호족에 전승돼온 구술언어. 미군은 나바호족을 ‘코드토커(codetalkers)’라는 이름의 암호통신병으로 육성했고 이들은 미 해군과 해병대에 소속돼 제2차 세계대전의 태평양 전선의 전세를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이들 중 800여 명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6·25전쟁에 자원해 암호통신병으로 크게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바호 암호통신병의 존재는 1968년 미국 정부가 기밀을 해제하기 전까지 1급 비밀로 묶여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나바호족의 활약은 2002년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윈드토커(windtalkers)’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나바호족 6·25전쟁 참전용사는 약 13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 유타주 등 주로 사막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생활여건이 녹록지 않은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과 애리조사 한인회, 한인선교사회 등이 나서면서 이번 방역마스크와 손 소독제 지원 등이 성사됐다. 국가보훈처는 2016년 6·25전쟁 66주년을 맞아 나바호족 참전용사 35명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은기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대한민국 정부는 70년 전 낯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신 모든 분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그분들이 후손들에게 젊은 시절 자신의 선택을 명예롭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