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21일.’
‘10대 돌풍’ 김주형(18·CJ대한통운)이 새로 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연소 프로 우승 신기록이다.
김주형은 12일 전북 군산CC(파71)에서 마무리된 KPGA 군산CC오픈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만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2위 김민규(19)를 2타 차로 제치고 한국 남자 골프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김주형은 이날 우승으로 2011년 이상희가 NH농협오픈에서 세운 최연소 프로우승(19세 6개월 10일) 기록을 갈아 치웠다. 아마추어까지 범위를 넓히면 김대섭이 1998년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세웠던 기록(17세 2개월 20일)에 이어 두 번째 최연소 기록이다.
KPGA 입회 후 최단기간 우승 신기록도 새로 썼다. 올 3월 25일 입회 후 109일(3개월 17일)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7년 김경태가 세웠던 기록(입회 후 4개월 3일)을 13년 만에 갈아 치웠다.
이로써 코리안투어 데뷔전이었던 지난주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풀었다. 이날 비가 오락가락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승한 김주형은 “지난주 연장에서 져서 속상한 마음에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오늘 이렇게 운 좋게 우승을 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주형은 이날 챔피언 퍼트 뒤 함정우 등 투어 선배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맞기도 했다.
2002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주형은 6세 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골프에 입문했다. 골프 교습을 하는 아버지와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따라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 등을 돌며 골프를 익혔다. 이 때문에 팬들에게 ‘골프 유목민’으로 불린다. 지난해 11월 아시안투어 파나소닉 오픈 인디아에서 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며 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사이 2018년 2006위였던 남자골프 세계랭킹은 지난해 말 157위, 현재 113위까지 올랐다. 김주형은 3월 해외 투어 우승자 자격으로 KPGA 회원 자격을 얻었다.
전날 3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이며 선두로 치고 나갔던 김주형은 이날 초반에는 주춤했다. 2번 홀(파5)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같은 챔피언조의 재미교포 한승수(34)에게 한때 선두 자리를 내줬다. 9번 홀(파5)에서야 이날 첫 버디를 신고한 김주형은 10번 홀(파4)에서도 연속 버디를 따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승부의 분수령은 15번 홀(파4)이었다. 2.4m 버디 퍼트를 성공한 것. 김주형과 달리 한승수는 2m 파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면서 보기를 기록해 순식간에 차이가 2타로 벌어졌다. 김주형은 이어진 16번 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위기에 처했지만 벌타를 받고도 파 세이브를 하며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한편 이날 내내 김주형과 팽팽한 승부를 펼치던 한승수는 18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김민규는 이날 코스 타이레코드 9언더파 62타를 치며 2위로 치고 올라왔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