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울산 울주군 암각화(국보 제285호) 주변에서 발견된 동물 발자국 화석의 ‘주인공’이 밝혀졌다. 약 1억 년 전 활동한 수생 파충류 코리스토데라(Choristodera)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코리스토데라 발자국 화석은 한 번 발견됐지만 온전한 형태를 갖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 같은 연구 내용을 2일 저명한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립문화재연구소 공달용 학예연구관, 정승호 학예연구사와 국내 척추고생물학분야 전문가인 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팀이 참여했다.
코리스토데라는 중생대(쥐라기 중기·약 1억7400만 년 전)에 출현해 신생대(마이오세 전기·약 1600만 년 전)에 멸종했다. 199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발자국 화석이 처음 보고됐지만 앞발과 뒷발을 식별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반면 발견 지역인 울산을 넣어 노바페스 울산엔시스(Novapes Ulsanensis·울산에서 발견된 새로운 발자국)로 명명한 이 발자국 화석은 앞발자국 9개, 뒷발자국 9개의 형태가 완전하다. 코리스토데라의 걸음걸이와 행동양식까지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화석이다.
평균 길이가 각각 2.94cm, 9.88cm인 노바페스 울산엔시스의 앞, 뒷발자국으로 볼 때 코리스토데라는 생존 당시 몸길이가 90∼100cm로 추정된다. 앞, 뒷발가락 모두 5개이고 긴 꼬리가 있었다. 뒷발에는 물갈퀴가 있어 물에서도 적응하며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공룡과 달리 악어처럼 반(半)직립 상태로 걸었음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