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현직 장관이 KAIST 기술경영학부 글로벌IT기술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6년 9월 박사과정에 입학해 지난달 최우수 졸업생으로 졸업한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 에티오피아 국무총리자문 장관(50·사진)이 주인공이다. 그는 10년 전 40세의 나이로 도시개발주택부 최연소 장관에 올랐다. 장관으로 있으면서 스마트시티 개발, 토지관리, 주택개발 정책으로 에티오피아의 경제 개발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는 돌연 유학을 결심했다. 스스로 능력이 정체돼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유학을 위해 장관직을 사임하겠다’는 그의 말에 당시 국무총리는 “개인 이력을 위한 것인지, 나라를 위한 것인지”를 물었다. 이 질문은 테클레마리암 장관이 한국행을 결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저 개인의 이력을 위한 것이었다면 영국의 개방대학이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최고위과정을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테클레마리암 장관은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강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사례를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조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의지를 확인한 에티오피아 정부는 9인 위원회를 열어 국무위원직을 유지한 채 유학을 허락했다.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에서 국무총리자문 장관으로 직위를 변경해 준 것이다.
4년 동안 테클레마리암 장관은 눈부신 학업 성과를 보였다. 국내외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했고 졸업논문 ‘단계별 맞춤형 모바일 초고속인터넷 확산 정책’은 정보통신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테클레마리암 장관은 “새마을운동, 인터넷 인프라 구축, 장년층 대상 정보기술(IT) 활용기술 교육을 에티오피아에 적용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훈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