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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소득세 스캔들... NYT “2조 갑부가 10년간 한푼도 안내”

트럼프 소득세 스캔들... NYT “2조 갑부가 10년간 한푼도 안내”

Posted September. 29, 2020 07:40   

Updated September. 29, 202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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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15년 가운데 10년 동안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또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과 그 이듬해 납부한 소득세는 총 1500달러(약 175만 원)에 불과했다. 21억 달러(약 2조4570억 원·포브스 기준)의 재산을 가진 부동산 사업가 출신 트럼프 대통령의 ‘쥐꼬리 납세’ 논란이 커지면서 대선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NYT는 27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회사와 관련된 약 20년간의 세금 자료를 확보, 분석해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는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잃었다’고 신고해 소득세 납부를 피해 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및 리조트 사업, 방송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과세 당국에 신고한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다. 취임 후 2년간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골프장 등 자신의 해외 사업체뿐 아니라 필리핀, 인도 등에서 사업 계약을 통해 모두 7300만 달러를 벌었다.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2015년에는 소유한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신규 회원이 급증하면서 500만 달러를 벌었고, 자신이 출연했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통해서도 2018년까지 4억2740만 달러를 벌었다. 이런 수입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1억 달러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했을 것이라고 NYT는 추산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을 거의 내지 않은 것은 신고를 누락하거나 각종 공제를 받는 데 ‘귀신’이었기 때문이란 게 NYT의 분석이다. 그는 1990년대 초반 사업 실패로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것을 2005년까지 세금 공제를 받는 데 활용했다. 또 온갖 수법을 동원해 세금을 줄였다. 한 예로 집을 오가는 전용기 연료비도 사업비 지출로 분류했고,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면서 지출한 미용사 비용 7만 달러와 그의 딸 이방카의 머리와 화장 비용 약 9만5000달러도 챙겨서 공제 혜택을 받았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상당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이번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골프·리조트와 호텔 사업 등은 적자이며, 각종 라이선스 수익도 줄고 있다는 것. 국세청(IRS)은 과거 세금 환급분을 조사 중인데 이것이 부정환급으로 인정되면 1억 달러를 토해내야 하고, 이와 별도로 4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개인 채무가 3억 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라며 “나는 많은 소득세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 변호사도 “대부분의 사실이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즉각 ‘탈루 비판 캠페인’에 돌입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는 ‘나는 트럼프보다 소득세를 더 냈다’고 조롱하는 스티커를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는 사람은 손을 들어 달라”고 비꼬았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바이든 후보가 전국 지지율에서는 상당한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27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ABC뉴스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53%로 트럼프 대통령(43%)을 두 자릿수 차로 따돌렸다. 같은 날 나온 NYT·시에나대의 여론 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8%포인트 차로 앞섰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