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 애국주의를 앞세워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공격했던 중국 누리꾼과 관영매체가 이번에는 걸그룹 블랙핑크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이달 3일 중국 희귀동물 판다와 접촉한 동영상을 자체 유튜브 등에 공개한 블랙핑크가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만큼 판다를 귀중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6일 “블랙핑크 멤버들이 한국 에버랜드에 있는 생후 약 3개월의 새끼 판다 ‘푸바오’, 2016년 한국에 온 ‘화니’를 접촉할 때 짙은 화장을 했다. 때때로 장갑과 마스크도 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끼 판다는 면역력이 약해 짙은 화장을 하거나 방역 장비를 착용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며 “판다는 중국의 ‘국보’이고 해외에서 태어나더라도 일정한 시기가 되면 중국으로 돌아와야 하므로 중국의 소유”라고 덧붙였다.
일부 누리꾼은 웨이보에 “한국에 있는 판다를 회수하자”는 글을 올렸다. 전 세계 동물원의 판다는 모두 중국이 임대해 주는 형태다.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5일 성명에서 “한국 아이돌 멤버가 국보 판다를 장갑도 끼지 않은 채 만진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에버랜드와 블랙핑크 측에 각각 판다에 대한 불법 접촉 행위를 즉시 멈추고, 해당 장면이 나온 동영상을 삭제하라고 공식 항의했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날 에버랜드는 블랙핑크의 영상 예고편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하며 “본 촬영은 담당 수의사와 사육사의 감독하에 철저한 소독과 방역 후 진행됐다”고 공지했다. 중국이 반발하자 이 영상을 삭제했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