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하기 전에 팀에 좋은 선물을 안기고 싶다고 했다.”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KS)를 앞둔 이동욱 NC 감독은 이같이 말했다. NC의 창단 멤버이자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인 ‘나스타’ 나성범(31·외야수)은 약속을 지켰다. KS에서 타율 0.458 1홈런 6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첫 KS 우승을 이끈 그는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MLB 진출에 도전한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드린다.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나성범은 일찍이 류현진(33·토론토)의 계약을 맡았던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을 잡고 MLB 진출 뜻을 밝혀왔다. 구단들도 나성범의 기량에 대해 기본적인 파악이 끝났다는 평가다. KS에서 역시 드러난 나성범의 성실함, 승부 근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으면서 구단들도 현지 유망주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반대로 올해 실전을 소화한 국내 선수들이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정규시즌 타율 0.324에 34홈런 112타점 만점 활약을 펼친 나성범은 정교함에 파워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지난 시즌 겪은 오른쪽 무릎 부상 이력과 높은 탈삼진 비율 등은 취약점으로 꼽힌다. 송 위원은 “물론 계약 조건을 무시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하는 구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키움 유격수 김하성(25)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특히 25일 키움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하성의 포스팅 공시를 요청하면서 빅리그 입성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유격수 외에 2루수, 3루수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김하성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현지에서는 5년간 4000만 달러(약 443억 원) 규모에 계약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텍사스, 디트로이트 등 예상 행선지가 거론되기도 했다.
이 밖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KIA 투수 양현종(32), 지난해 빅리그 진출을 노렸다가 성사되지 못한 두산 외야수 김재환(32)도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주춤한 것이 아쉽다. 국내 FA 시장도 막을 올렸다. 25일 KBO는 FA 자격을 얻은 2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두산 내야수 허경민(30) 등이 최대어로 꼽힌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