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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이 만든 ‘니쥬’ 日열도 뒤흔들다

박진영이 만든 ‘니쥬’ 日열도 뒤흔들다

Posted December. 08, 2020 07:41   

Updated December. 08, 202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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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소니뮤직이 손을 잡고 선보인 9인조 일본 걸그룹 ‘니쥬’가 데뷔와 동시에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멤버들은 일본인이지만 선발 및 육성과정은 K팝 방식으로 진행한 그룹이어서 ‘한류의 현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발매된 니쥬의 데뷔 싱글 ‘스텝 앤드 어 스텝’은 발매 첫 주에 30만 장 이상이 판매돼 8일 발표되는 일본의 유명 음악차트인 ‘오리콘’ 주간 싱글차트에서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니쥬의 앨범 판매량은 일본 대중음악사상 걸그룹 데뷔곡으로는 역대 2위의 기록이다.

 니쥬의 인기는 오프라인에서도 감지된다. 지난주 도쿄의 대표 관광지인 도쿄스카이트리는 니쥬의 데뷔를 축하하는 의미로 3일간 그룹의 상징색인 무지개 색으로 일루미네이션을 실시했다. 도쿄의 대표 번화가인 신주쿠역 안은 니쥬의 포스터로 뒤덮였다. 평균 시청률 40%대를 기록하는 일본의 대표적 연말 방송인 NHK ‘홍백가합전’은 이례적으로 막 데뷔한 니쥬를 출연시키기로 했다.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외무성 외무심의관은 최근 한일 관계 관련 칼럼에서 니쥬를 한일 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니쥬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일본 현지에서 진행한 오디션에서 9명의 일본인을 선발한 뒤 ‘한국식’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하드웨어’는 J팝이지만 ‘소프트웨어’는 K팝인 것. 가수의 직접 진출(1차 한류), 외국인 멤버 영입(2차)에 이은 한류 현지화(3차)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아이돌 가수 진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칼군무, 완성형 아이돌로 대표되는 한국 K팝 육성 시스템 자체가 일본에 상륙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K팝 벤치마킹’도 나오고 있다. 일본 남성 신인 아이돌 그룹 ‘스노맨’은 최근 한국인 작곡가의 곡으로 활동하며 칼군무 등 K팝 스타일을 전면에 내세웠다. 남성 아이돌 그룹 기획사 ‘자니스’는 한국 기획사처럼 뮤직비디오에 퍼포먼스 영상까지 유튜브에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나바타 도시야(名畑俊哉) 오리콘 부사장은 동아일보에 “요즘 K팝은 단순히 K팝에 머물지 않는다. 멤버의 국적도 다양하고 미국 팝 시장의 음악을 적극 수용하는 등 이미 글로벌화돼 (일본뿐 아니라) 세계 시장으로부터 각광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쿄=김범석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