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죠. 이런 음악의 역할을 탐구하는 데 전염병이 계기가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첼리스트 요요마(65)가 피아니스트 캐스린 스토트(62)와 함께 음반 ‘Songs of Comfort’(위로의 노래)를 내놓았다. 그리그 ‘솔베이그의 노래’에서 영국 민요 ‘대니 보이’,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오버 더 레인보’까지. 클래식과 대중적으로 널리 퍼진 민속음악을 한데 묶었다.
음반은 미국의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시작됐다. 요요마는 올해 이른 봄 거의 모든 연주활동이 중단된 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셀프 비디오를 찍기 시작했다. 음반과 같은 ‘Songs of comfort’가 시리즈 제목이 됐고, 세계에서 180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 이 영상들과 같은 레퍼토리를 담은 음반은 한국에서 11일 발매된다. 요요마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나는 언제나 경계 너머를 보고자 노력합니다. 나라 사이의 국경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와 전통의 경계를 뛰어넘으려 하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어디에서나 접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이해받으며, 함께 추억을 만들고,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해주면 인류는 협력과 이해의 새 시대를 세워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앨범에 실린 곡 가운데 특히 개인적인 추억이나 경험과 관련된 곡을 물었다.
“추억이라기보다 드보르자크 신세계 교향곡 2악장의 선율을 딴 ‘Goin’ Home’은 저희 집과 관련이 있습니다. 제 장인은 훌륭한 바리톤 싱어이신데, 90세나 되셨지만 아직도 멋진 목소리로 노래하십니다. 이분의 스승이 유명한 성악가 롤런드 헤이스이고, 그의 스승은 드보르자크의 미국 체재 시절 제자였던 해리 벌리죠.”
드보르자크는 이 선율을 쓸 때 벌리의 목소리를 상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주자 캐스린 스토트와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음악적 동반자로서 함께 호흡을 맞춰 왔다.
“함께 연주하기 전부터 오랫동안 좋은 친구 사이였고,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가 더 친밀한 분위기를 띠게 되었습니다. 이번 앨범에 실은 음악들을 캐스린이 주로 골랐다는 사실도 얘기하고 싶군요. 캐스린은 ‘노래는 감정을 담은 작은 캡슐’이라고 말하는데, 이 캡슐들을 가지고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여러 대륙의 여러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탁월한 앨범을 구성해냈습니다.”
그는 다시 한국을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언제나 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음악적 고향 중 한 곳입니다. 그때까지, 여러분이 멀리서나마 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발견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