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버스, 트럭 등 다양한 수소전기차 라인업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1∼9월 세계 수소전기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모두 6664대가 판매됐으며, 현대차는 이 중 가장 많은 4917대를 팔아 점유율 73.8%를 나타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61.3% 증가한 것이다. 2, 3위인 일본 도요타, 혼다는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61.8%, 27.2% 줄어 판매 대수가 각각 767대, 187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넥쏘’, 버스 ‘일렉트릭FCEV’의 지속적인 판매 호조에 올해 트럭 ‘엑시언트FCEV’까지 선보이면서, 승용과 상용을 아우르는 수소전기차 제품군을 갖춘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도요타는 수소전기차 ‘미라이’가 올해 출시 6년째에 들어서며 시장에서 노후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내 생산 및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의 수소전기차 경쟁은 내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요타가 이달 9일(현지 시간) 1회 완전 충전으로 최대 850km를 달리는 ‘고성능 세단’을 표방하며 2세대 미라이를 일본에 출시했고 내년 미국 판매도 앞두고 있다. 도요타는 일본 내 135개에 이르는 수소충전소 인프라와 일본 정부의 수소산업 육성 정책을 기반으로 연간 생산량을 이전 모델의 10배인 3만 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판매 실적이 전무했던 중국 업체들도 올해 1∼9월 자국 내 트럭 물량 수주로 100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으며 내년에도 공격적으로 공급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