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네거티브로 자중지란에 빠진 野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야권 내부 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시장 야권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의힘 입당 없이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뚱딴지같은 소리”라며 일축했다. 부산시장 선거 경선후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날선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는 이런 야권의 분열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금 야권의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전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는 신경전의 수위를 넘어 소모적인 정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시장의 경우 각 후보 진영이 시정(市政)의 비전과 대안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단일화 방식이 자신들에게 미칠 유·불리만 따져서 상대방을 공격하기에 바쁘다. 이로 인해 앙금이 쌓이면 본선 후보 단일화도 무산돼 3년 전 서울시장 선거처럼 야권 표가 갈라지는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선 주요 후보들이 해묵은 친이-친박 진영으로 갈라져 탄핵 공방에 몰두하고 있다. 인신공격에 가까운 네거티브 선거전도 서슴지 않는다. 야당 내부에서 중심을 잡고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수습하는 구심점도 없다.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집권 5년차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평가하고 심판하는 의미를 갖는다. 또한 보선 이후 1년도 남지 않은 내년 3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기도 하다. 야당으로선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까지 전국단위 선거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 아니냐가 걸린 중대한 갈림길이다.

　서울과 부산의 조직력은 야당보다 여당에 많이 기울어져 있다. 서울에선 구청장 25명 중 여당이 24명이고 야당은 겨우 1명이다. 부산에서도 전체 구청장 16명 중 81%인 13명이 여당 소속이다. 역대 보선 투표율은 30% 안팎이다. 투표율이 낮다는 것은 조직력이 위력을 발휘할 공산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권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편 가르기와 네거티브 공방으로 시간을 보내다가는 또 다시 민심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