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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Posted February. 22, 2021 07:23   

Updated February. 22, 202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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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제 어린이에게 하는 말을 나에게도 해 준다. 반대로 어린이에게 하지 않을 말은 스스로에게도 하지 않는다. …어린이 덕분에 나는 나를 조금 더 잘 돌보게 되었다. ―김소영 ‘어린이라는 세계’ 중

 아이가 새 학년으로 올라가는 두려움을 털어놓았다. 코로나로 몇 번 등교하지 못한데다 나름 친구들을 사귀며 적응하려고 애썼는데, 다시 새로운 반으로 바뀐다고 하니 걱정이 되는 것 같았다. “엄마,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도 너랑 똑같은 걱정을 했었어. 그런데 친구를 잘 사귀는 것도 꼭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야. 연습하는 시간이 있어도 괜찮아.”

 아이에게 해준 말은, 어린 시절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말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잘하지 못하면 어쩌지?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불안은 늘 마음을 압도한다. 내 두려움이 타당하다고, 처음부터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연습하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한 거라고. 그런 말을 누군가 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모들을 만나 고민을 듣다 보면,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더 좋은 말을 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정작 그들 스스로에게 그러한 말을 건네주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누구나 처음부터 부모였던 것은 아닌데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작가는 어린이들을 만나며 보고 들은 것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어린이에게 하는 말을 나에게도 해 준다’라는 글귀를 발견했을 때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다정한 말을 나 자신에게도 들려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시간은 봄을 향하지만 여전히 공기가 차갑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타인에게 건네고, 나 자신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음의 돌봄’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