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동화 ‘배고픈 애벌레(The Very Hungry Caterpillar)’를 쓴 미국 작가 에릭 칼(사진)이 23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2세.
26일 외신에 따르면 칼은 2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작업실에서 신부전증으로 숨을 거뒀다. 1969년 출간된 칼의 대표작 배고픈 애벌레는 허기진 애벌레 한 마리가 일주일 동안 음식을 먹고 자라나 나비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출판사 펭귄 랜덤하우스에 따르면 224개 단어와 그림들로 구성된 배고픈 애벌레는 한국어를 포함한 70여 개 언어로 번역돼 5500만 부 넘게 팔렸다. 칼은 1994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배고픈 애벌레는 희망에 관한 책”이라며 “누구든지 성장하고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으로 이주한 독일인 부모 사이에서 1929년 태어난 칼은 6세 때 향수병을 호소하던 어머니를 따라 독일로 돌아갔다. 칼은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대에서 그래픽 예술 공부를 마치고 미국으로 가 뉴욕타임스에서 삽화와 광고디자인을 그렸다. 이후 작가 빌 마틴 주니어를 만나 작가의 길에 입문하고, 1967년 ‘갈색곰아, 갈색곰아, 무엇을 보고 있니?’로 데뷔했다.
김태언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