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인생 투구’를 선보였다.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MLB 최고 승률(0.639)을 자랑하던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상대로 공 89개를 던져 7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7이닝을 소화한 건 지난해 9월 15일 밀워키전 이후 이날이 MLB 데뷔 이후 두 번째였다. 점수를 1점도 내주지 않은 건 이번 시즌 14번째 등판 만에 처음. 김광현은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실점) 기록도 남겼다.
팀이 2-0으로 앞서 가던 8회초 공격 때 대타 타일러 오닐에게 자리를 내준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가 샌프란시스코를 5-3으로 물리치면서 시즌 3승(5패)을 기록했다. 이전 등판이었던 1일 애리조나전 이후 2경기 연속으로 승리투수. 시즌 평균 자책점은 3.79에서 3.39로 내려갔다.
이날 투구가 더욱 의미 있는 건 샌프란시스코에서 케빈 가우스먼을 선발투수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가우스먼은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에 이어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순위 후보로 평가받는 투수다. 가우스먼은 이날도 6회초까지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았지만 7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맷 카펜터에게 싹쓸이 3루타를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한국 프로야구 삼성에서 뛰었던 러프와의 맞대결도 관심을 모았다. 한국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타율 0.444(9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던 러프는 샌프란시스코 4번 타자로 출전해 김광현으로부터 볼넷 2개를 얻어내면서 ‘천적 관계’를 이어갔다. 4회말 맞대결 때는 러프에게 초구를 던진 김광현이 통증을 호소하면서 트레이너를 마운드로 부르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김광현은 “스파이크가 마운드에 걸려서 넘어질 뻔했다. 부상은 아니었는데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트레이너를 부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되찾아 최상의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