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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플랫폼 야놀자, 손정의 펀드서 2조 유치 ‘잭팟’

여행플랫폼 야놀자, 손정의 펀드서 2조 유치 ‘잭팟’

Posted July. 16, 2021 07:29   

Updated July. 16, 202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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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여행 플랫폼 회사 ‘야놀자’가 손정의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2조 원을 투자받는 ‘잭팟’을 터뜨렸다. 야놀자는 기존 서비스에 정보기술(IT)을 강화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여행플랫폼들과의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야놀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II에서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1조 원일 거라는 시장의 예상보다 두 배 많은 수치다. 국내에서는 올해 4월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한 30억 달러(3조4455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구체적 수치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야놀자가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이상)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지분 20%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2000억 원 이상을 투자받을 때 1조 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몸값이 10배로 뛴 것이다.

 야놀자는 숙소, 교통수단부터 레저 프로그램·식당 예약까지 여행과 여가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이다. 이수진 총괄대표가 2007년 창업했다. 국내 이용자는 1500만 명 정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제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액 1920억 원, 영업이익 161억 원을 거두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놀자 관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여행 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순성장과 영업이익 개선을 이뤘다”고 했다.

 특히 최근에는 ‘테크 올인(Tech All-in)’ 비전을 선포하며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역시 향후 성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놀자는 클라우드 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을 시작했고, 올해 하반기(7∼12월)에만 연구개발(R&D) 분야에서 3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숙박-교통-식당 등 각종 서비스를 인공지능(AI) 등 기술로 연결해 여행객을 ‘록인’하려는 전략”이라며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분야에서는 다국적기업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있다”고 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이 총괄대표의 ‘성공 스토리’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딛고 모텔 종업원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야놀자를 세웠고, 이후 여행·여가 플랫폼 시장을 혁신해왔다. 야놀자는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같은 대형 글로벌 온라인여행플랫폼(OTA) 사업자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야놀자가 쿠팡처럼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야놀자는 올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해왔으나 회사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의 네트워크 등 글로벌 영향력을 기반으로 미국에 상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대형 투자가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성모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