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를 2주 연장하기로 23일 최종 확정했다. 적용 기간은 26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다. 이 기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감소세로 바뀌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추가 조치도 예고했다. 집합금지 대상을 확대하고 영업시간 제한 폭을 늘리는 방안이다.
그만큼 현재 확산세는 심각하다. 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630명. 금요일 기준으로 가장 많다. 전날(1842명)보다 소폭 줄었지만, 청해부대 장병을 감안하면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정부는 거리 두기 연장의 목표로 일평균 신규 확진자 ‘1000명 미만’을 제시했다. 거리 두기 3단계에 해당한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2주간 국민들이 협조하고 노력한다면 1000명 미만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4단계 연장과 함께 일부 시설의 방역조치도 강화됐다. 민간 스포츠시설에서 이뤄지는 풋살, 야구 같은 체육활동도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의 적용을 받게 된다. 사실상 금지된 것이다. 전시회나 박람회도 예약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빚을 내서 겨우 연명하는데 영업 제한이 거듭되면서 한계로 내몰리고 있다”며 “소상공인 피해 지원금과 손실보상금액을 대폭 확대하고 정책자금 규모도 크게 늘려 긴급 피해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비수도권이다. 신규 확진자 중 비수도권 비율은 16일 25.0%에서 23일 35.9%로 일주일 만에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비수도권에 일괄적인 3단계를 적용하는 건 일단 보류됐다. 정부는 주말 유행 상황을 분석하고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들은 뒤 25일 중대본 회의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중대본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다.
26일부터는 55∼59세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수도권에선 화이자, 비수도권에선 모더나를 맞는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1, 2차 간격이 3주에서 4주로 늘어났다. 8월 말까지 한시적 조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본부장은 “의료기관 백신 공급과 일정 조율 등 접종 편의를 위해 최대 6주 이내에 접종을 완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 ·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