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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서 공무원 12만 증가, 비효율-나랏빚 안중에 없나

문 정부서 공무원 12만 증가, 비효율-나랏빚 안중에 없나

Posted September. 03, 2021 07:36   

Updated September. 03, 202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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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마지막해인 내년 중앙정부 공무원 수가 7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현 정부 출범 당시 63만1380명이던 공무원이 5년 만에 12만 명 가까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 바람에 내년 중앙정부 공무원 인건비도 사상 처음 40조 원을 넘어서게 됐다.

  ‘임기 중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을 공약했던 문 대통령은 매년 공무원 수를 빠르게 늘려왔다. 올해와 내년에 예정대로 공무원을 뽑으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10년간 늘어난 공무원의 2.2배가 현 정부 임기 중 늘어나게 된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까지 따지면 숫자는 더 많아진다. 인사혁신처가 중앙, 지방을 합해 집계한 공무원 수는 내년에 120만 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국의 주민등록 인구는 작년부터 줄기 시작했는데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 수만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9급 공무원 한 명을 뽑으면 30년간 17억3000만 원의 인건비가 들어간다. 공무원 수가 급증하면서 내년 정부 예산안에 잡힌 공무원 인건비는 현 정부 첫해보다 23.7%나 늘었다. 정년퇴임 후 공무원이 받을 연금의 재원은 이미 고갈돼 매년 예산에서 수 조원이 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공무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도 아니다. 공무원 수 증가로 인건비 총액이 치솟자 재정당국이 올해와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면서 공무원들은 “우리에게만 희생을 강요 한다”며 반발한다.

 숫자가 늘어난 만큼 일이라도 잘하면 좋겠지만 정부의 경쟁력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64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작년 28위였던 한국 정부의 효율성은 올해 6계단이나 하락했다. 몸집이 불어난 정부조직이 불필요한 규제를 만들고 민간에 대한 간섭을 늘리면서 국가 경쟁력을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한번 늘어난 공무원은 2010년대 초 남유럽 재정위기같이 나라살림이 파탄 나는 지경에 이르지 않고는 줄이기 어렵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은 은퇴한 공무원의 연금을 감소하는 청장년층 경제활동 인구가 세금을 더 내서 메워줘야 한다. 게다가 청년 30만 명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바람에 민간영역에선 인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공무원 증원을 청년층 표 모으기에 도움 되는 ‘일자리 대책’으로 보는 시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