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역대 대통령 최초로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주관한 자리에서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이어 임기 말 비핵화 교착 국면을 타개할 방안으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열린 인수식에서 “영웅들께서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히캄 공군기지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있는 곳이다.
이번 유해 상호 인수식은 6·25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를 하와이에서 국내로 모시고, 미군 유해 6구를 고국으로 봉송하기 위해 열렸다. 한미 양국은 한국이 발굴해 미군으로 확인된 유해와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유해 중 한국군으로 확인된 유해를 상호 봉환하고 있다. 이번에 봉환되는 국군 유해 68구 중 신원이 확인된 김석주 정환조 일병은 미군 카투사로 복무하다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은 “영웅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나의 부모님을 포함한 10만여 명의 피란민이 자유를 얻었고 오늘의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국군 전사자 유해는 태극기로 덮여 고국으로 가는 항공기로 옮겨졌다. 신원이 확인된 김석주 정환조 일병 유해는 대통령 전용기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6인의 유해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로 서울공항까지 이동시켰다. 문 대통령은 유해 인수식을 끝으로 3박 5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23일 오후 귀국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