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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上限 가구 폭증… 공시가 인상 속도 조절해야

재산세 上限 가구 폭증… 공시가 인상 속도 조절해야

Posted October. 06, 2021 07:20   

Updated October. 06, 202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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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재산세가 한 해 인상 상한선까지 오른 집이 현 정부 들어 21배로 급증했다. 6억원 초과 주택은 연간 30%까지 재산세를 올릴 수 있는데, 상한까지 오른 집이 2017년 4만여 채에서 올해 87만 채로 늘어났다. 집값이 폭등하면서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세에 가깝게 공시가격을 계속 올릴 예정이어서 세금 부담이 갈수록 커질 상황이다.

 재산세가 상한까지 오른 집은 노원 금천 등 중저가 주택이 밀집된 곳에서 크게 늘었다. 노원구에서는 해당 주택이 4년 전 2채에 그쳤지만 올해 1만6354채로 증가했다. 성동구는 전체 주택의 절반 이상이 법정 한도까지 재산세가 상승했다. 이런 현상은 강남을 누르자 강북이 오르는 ‘풍선 효과’의 영향이 크다. 투기 수요를 잡겠다며 쏟아낸 규제 정책이 오히려 실수요자에게 세금 폭탄으로 돌아온 셈이다.

 한 번 급등한 공시가격은 이듬해 재산세에도 영향을 미친다. 내년에 집값 변동이 없더라도 전년 30% 상한에 묶여 덜 낸 부분까지 재산세에 반영된다.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을 공시 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렸다. 2030년까지 공시가 현실화율을 현재 70% 수준에서 9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매년 30% 상한선까지 재산세가 오를 집이 속출할 수 있다. 

 정부는 집값 폭등을 투기 탓으로 돌리며 공급을 늘리는 대신 세금폭탄을 퍼부었다. 다주택자들이 매매 대신 상속에 나서자 가뜩이나 부족한 매물은 더 감소했다. 정책이 집값을 올리고 다시 세금 부담을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집을 갖고 있으면 재산세가 오르고, 팔자니 보유세가 발목을 잡는다. 실수요자들이 어렵게 마련한 내집 한 채 때문에 고통 받는 게 현실이다.

 재산세 부담이 급증하는 것은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집값이 잡히지 않고 공시가격이 시세에 근접한다면 집 한 채 가진 중산층 다수가 재산세를 상한선까지 부담해야할 수 있다. 주택 공급을 당장 늘릴 수 없으니 공시가 현실화 속도라도 조절해야 한다. 이는 임기 내내 집값을 잡는 데 실패한 정부가 보여야할 최소한의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