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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백악관 대변인, 233년만에 첫 흑인여성

Posted May. 07, 2022 07:15   

Updated May. 07, 20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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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입’인 백악관 대변인에 흑인 여성이 임명됐다.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 탄생을 앞둔 가운데 미국 역사에서 또 하나의 ‘유리천장’이 깨진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백악관 대변인에 카린 장피에르 수석 부대변인(45)을 승진 임명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린은 미 국민을 대표해 소통을 이끌 것”이라며 “그는 바이든 행정부와 저를 대변하는 강력한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대변인에 흑인 여성이 임명된 것은 1789년 미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월 첫 흑인 여성 대법관으로 커탄지 브라운 잭슨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하기도 했다.

 젠 사키 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는 백악관 대변인이 될 첫 흑인 여성이자 처음으로 성소수자(LGBTQ)임을 밝힌 인물”이라며 “그는 큰 꿈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진정 (꿈을 이루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피에르 신임 대변인은 1977년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마르티니크에서 태어나 아이티 출신인 부모를 따라 5세 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주민이다. 3남매 중 장녀인 장피에르는 부모가 각각 택시운전사와 간병인으로 맞벌이를 해 어린 시절부터 두 동생을 돌봐야 했다. 뉴욕공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뉴욕시의회와 시민단체를 거쳐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대선 캠페인에 참여하며 정치에 발을 들였다.

 장피에르 신임 대변인은 2018년 트위터에 가족사진과 함께 “내가 ‘아메리칸 드림’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사랑스러운 세 자녀에게 더 좋은 삶을 물려주기 위해 밀려드는 청구서의 공포에 맞서 열심히 일했던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적기도 했다. 그는 CNN 기자인 수잔 말보와 동성 결혼을 한 성소수자이기도 하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간 대변인을 맡아온 사키 대변인은 13일 물러난다. 그는 미국 케이블뉴스 채널인 MSNBC에서 근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키 대변인에 대해 “백악관 브리핑룸에 품위와 존경, 예의를 되찾기 위한 기준을 세웠다”고 치하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