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스타 스테픈 커리(34·골든스테이트)의 영향력이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까지 미치고 있다.
커리는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클럽팀 바르셀로나가 올린 우스만 뎀벨레의 사진을 공유하며 “좋은 움직임이야!”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에는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제목과 함께 뎀벨레가 커리의 ‘잘 자(Night night)’ 세리머니를 연상케 하는 동작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사진이 27일 바르셀로나 트위터와 뎀벨레의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왔는데, 이를 본 팬들이 커리의 특유 세리머니와 똑같다는 덧글을 남기기 시작했고 결국 커리도 이를 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바르셀로나는 미국 텍사스주 코튼볼에서 유벤투스(이탈리아)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가져 2-2로 비겼다. 이날 뎀벨레는 바르셀로나의 모든 득점을 책임졌다. 그리고 골을 넣을 때마다 커리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커리의 ‘잘 자’ 세리머니는 방문경기에서 안방 팀을 응원하는 관중들 혹은 경기 중 상대 팀의 기세를 꺾기 위해 하는 동작이다. 4쿼터 총 48분 동안 치러지는 NBA 게임에서 경기 중에도 각 팀의 기세가 수시로 오르내리기 때문에 선수들이 농구를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기의 흐름을 바꿀 만한 제스처도 매우 중요하다. 커리의 경우 승부가 기울거나 흐름을 가져오는 3점슛을 터뜨렸을 때 “이제 이겼으니 자러 가자”는 의미로 이 세리머니를 한다. 지난달 보스턴과의 파이널에서 우승한 뒤에도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잘 자’ 세리머니를 하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통산 3117개의 3점슛을 성공(NBA 역대 1위)시킨 커리는 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슈퍼스타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에게 빗대 ‘3점슛을 쏘는 조던’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커리를 상징하는 세리머니는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도 따라 하는 세리머니가 됐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