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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바다로

수족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바다로

Posted August. 04, 2022 07:43   

Updated August. 04, 202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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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수족관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간다. 남방큰돌고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제주 연안에 120여 마리가 서식한다.

 해양수산부는 3일 비봉이를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기 위한 야생 적응 훈련 등 해양 방류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비봉이는 2005년 4월 제주 비양도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뒤 제주 퍼시픽리솜(옛 퍼시픽랜드)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돼 왔다. 올해 1월 퍼시픽리솜이 폐업하며 방류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해수부에 따르면 비봉이는 사육수조 내에서 살아있는 먹잇감을 직접 사냥하여 먹는 등 적응 훈련을 통과했다. 해수부는 비봉이를 제주 퍼시픽리솜에서 서귀포시 대정읍 인근 가두리로 옮겨 야생 돌고래와 교감하게 한 후 이르면 올해 방류할 예정이다. 방류 후 1년간 ‘비봉이’의 행동특성, 건강상태 등을 추적 조사해 야생 적응 여부를 판단한다.

 해수부는 외부 행사 없이 ‘조용한 방류’를 진행한다. 사람과의 접촉, 소음, 불빛 등 외부요인을 차단해야 야생 적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따랐다. 단계별 훈련 상황은 영상 등으로 기록해 공개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방류 비용은 퍼시픽리솜 측이, 방류 이후 추적 조사 등에 드는 비용은 정부가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2009년경 불법 포획됐다가 2013년 대법원 판결로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기점으로 시작된 남방큰돌고래 해양방류는 약 9년 만에 마무리된다. 당시 비봉이는 너무 오래전에 포획됐다는 이유로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 않아 바다로 돌아가지 못했다.

 현재 국내 수족관에 있는 고래는 흰고래(벨루가) 5마리, 큰돌고래 16마리 등 총 21마리다. 해수부에 따르면 이들 돌고래는 해외종으로, 정식 매매를 거쳤거나 연구용이어서 방류 대상이 아니다. 해수부는 “이번 방류를 계기로 돌고래 등 해양동물 복지 개선 정책 수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법령 개정을 통해 △수족관 내 신규 고래 반입 금지 △올라타기 등 고래에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금지 △수족관 설립 허가제 전환 등을 추진한다.


이축복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