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바이든 ‘인플레감축법’ 서명…韓전기차 보조금 끊겨 비상

바이든 ‘인플레감축법’ 서명…韓전기차 보조금 끊겨 비상

Posted August. 18, 2022 07:51   

Updated August. 18, 2022 07:51

中文

 한국 정부의 우려에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자동차에만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안에 서명했다. 법안이 이날부터 즉각 발효되면서 지원금이 끊긴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확대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됐다. 자동차와 함께 한국 수출을 떠받치는 반도체 시장 악화도 삼성·SK하이닉스에 영향을 줘 하반기 한국 경제의 암초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인플레이션감축법은 ‘북미에서 제조되거나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 공제 혜택을 준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미국에 전기차 생산라인이 없는 현대 아이오닉5나 기아 EV6는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이오닉5나 EV6을 사려는 미 소비자는 차량 1대당 최대 7500달러(983만 원)인 세액 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가 공개한 보조금 지원 대상 전기차에는 포드 전기차 전 차종, 닛산 리프 등이 포함됐다. 특히 아이오닉5의 경쟁 차종인 테슬라 모델3가 내년부터 지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 현대차·기아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앞서 한국 정부와 유럽연합(EU)은 미국에 “북미 생산 조건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중심의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가 커 조건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의 또 다른 수출축인 반도체 시장은 10년 만의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 반도체 투자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세계의 경기지표 역할을 해온 한국의 수출 규모도 하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 · 이건혁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