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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공약 후퇴 논란, ‘오락가락’ 정부가 반발 불렀다

1기 신도시공약 후퇴 논란, ‘오락가락’ 정부가 반발 불렀다

Posted August. 23, 2022 07:39   

Updated August. 23, 202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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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과 관련된 마스터플랜을 2024년 중 수립하겠다고 16일 밝히면서 공약 후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마스터플랜은 전체 도시개발방향을 담은 종합계획으로 수립이 늦어질수록 개별 재건축도 늦어진다. 지역 주민들은 “조속한 재정비를 약속해 믿었는데 주민들만 ‘팽’ 당한 것”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약 파기”라는 야권의 지적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맞불을 놓는 등 정치공방으로 번질 조짐도 일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선 30만 가구 규모의 1기 신도시는 지은 지 30년 넘은 노후 단지가 늘고 있지만 지구단위계획상 용적률 제한 규정에 묶여 있다. 올 초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특별법 제정을 공약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4월 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기 신도시를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공약 후퇴 논란이 처음 불거졌다. 당시 인수위는 자세한 설명 없이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논란을 봉합했다. 5월 초 인수위 관계자는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마스터플랜을 통해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구상할 것”이라고도 했다. 마스터플랜 수립 시점이 올해 말이나 내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발언이었지만 정확한 의미를 밝히진 않았다.

 16일 발표로 신도시 논란이 재점화하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국민들께서 이해를 잘 해줄 수 있는 사항”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배경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듯한 발언에 논란이 더 커졌다. 그러자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이 “2024년 마스터플랜 수립 완료는 굉장히 빠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1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은 현 정부가 민감한 공약에 대해 애매하게 설명하거나 그때그때 상황만 넘기려고 오락가락한 결과다.

 1기 신도시 재정비는 해당 지역 주민 뿐 아니라 주택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는 국민적 관심사다. 대선 공약이라고 정부가 당장의 성과에 집착해 무리하게 강행한다면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적당히 넘어가려 해선 갈등만 키울 뿐이다. 공약 추진 과정에서 오해를 초래했거나 당초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사정이 생겼다면 국민 앞에 사과하고 현실적인 계획으로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다. 사람들은 정부의 공약 후퇴만이 아니라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 더 분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