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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부실 확산… 정부지원 개발업체도 디폴트 위험

中 부동산 부실 확산… 정부지원 개발업체도 디폴트 위험

Posted September. 21, 2022 07:43   

Updated September. 21, 202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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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부동산발(發) 경제 위기가 전방위로 확산할 조짐을 보여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 씨티그룹은 “중국 민간 개발기업(POE)뿐 아니라 국영 기업(SOE)도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에 자금을 융통한 중국 은행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한다. 부동산 리스크가 중국 경제 전체 침체로 이어질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전체 수출의 30∼40%인 남미 국가와 미국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이 (중국발) 공급망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中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 규모 3075조 원”

 씨티그룹은 올 상반기(1∼6월) 중국 부동산 대출 규모를 7조6000억 달러(약 1경566조 원)로 추산하면서 이 중 29.1%가 부실채권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부실채권 규모만 약 3075조 원인 셈이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경제가 성장하면서 집값이 뛰자 부동산 시장도 급성장했다. 건설사는 앞다퉈 은행에서 돈을 빌려 건물을 올렸다. 집값 폭등이 양극화와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5년여 전부터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같이 잘사는 사회)’를 내세워 대출을 조이며 부동산 시장을 압박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치자 사업을 확장하던 건설사들은 자금난을 버티지 못했다. 그 여파로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와 미분양 주택이 넘쳐났다.

 20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119개 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말자”는 부동산 대출 상환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에서 돈은 빌려 집을 샀지만 집이 다 지어질 때까지 은행 빚을 갚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 은행들은 건설사와 분양받은 사람 모두에게서 대출금을 떼일 상황에 놓였다. 씨티그룹은 “52조 달러(약 7경2280조 원) 규모 중국 은행 산업에 부실채권이 불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부실채권(NPL) 비율은 보고된 것보다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는 “중국 은행들이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이 사상 최악의 ‘부동산 거품 붕괴’ 전쟁에서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 공산당 지도부, 세계 경제 모두에 위험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 홍콩 인재도 이탈… “美-남미까지 여파 가능”

 경제 및 금융 인력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최근 해외 근무 중인 인력을 불러들이기 위해 금융사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해외근무가 퍼질 때 나간 인력이다. 하지만 상당수 은행원, 펀드매니저들은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적인 방역 정책, 민주화 탄압에 대한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3년간 홍콩 경제는 초토화됐다”고 전했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9일 “중국 성장 둔화가 전 세계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총 수출 40%를 중국에 의존하는 칠레를 비롯한 남미 국가가 중국 경제 위기 여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과 페루도 수출 30%가량을 중국에 의존한다. BoA는 “중국 위기로 미국이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와 인플레이션 완화라는 이득을 볼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 상품 수입에 문제가 생기면 공급망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다음 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20차 공산당 대회도 중국 경제를 반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에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경기 부양 효과를 가져왔지만 이번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