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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FS연습 맞춰 北 ‘핵전쟁 기계’ 가동 훈련했다

韓美 FS연습 맞춰 北 ‘핵전쟁 기계’ 가동 훈련했다

Posted March. 21, 2023 07:42   

Updated March. 21, 202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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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8, 19일 전술핵 운용부대의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실시했다고 북한매체가 어제 보도했다. 훈련 첫날엔 핵공격 명령 하달과 접수, 핵무기 취급, 가동절차에 대한 검열을 했고, 둘째 날엔 모의핵탄두를 탑재한 전술탄도미사일을 발사해 800km 거리의 목표 상공 800m에서 공중 폭발시켰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언제든 신속 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공격 태세를 완비해야 전쟁억제의 전략적 사명을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전술핵무기 능력의 기술적 고도화와 함께 이미 실전 핵공격 태세를 갖추고 가동 단계로 들어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장 핵미사일을 목표 거리의 상공까지 날려 특정 고도에서 정확하게 폭발시키는 기폭조종 기술의 확보를 과시한 점이 눈에 띄는 게 사실이지만 그 전날 실시했다는 ‘핵타격 지휘체계 관리연습’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다. 다양한 전쟁 시나리오에 따라 핵공격 명령 전달부터 핵무기 결합, 발사까지 나름의 핵지휘통제(NC2) 체계를 구축해 본격적인 절차 숙달 훈련을 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작년 9월 지도부가 위험에 처하거나 전쟁 판도가 불리해져도 핵공격을 감행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 핵무력 정책’을 법령화했다. 언제든 자의적 판단에 따라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고 심지어 지휘부 유고사태 땐 자동적으로 핵무기 발사가 가능하도록 한 위험천만한 ‘최후의 날 기계(Doomsday Machine)’ 작동을 사실상 제도화한 것이다. 그에 따라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에서도’ 신속하게 작동할 북한의 핵공격 체계에 오판이나 사고에 의한 우발적 핵전쟁을 막는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졌을 리 없다.

이처럼 핵무기의 가공할 위력만 믿는 북한의 ‘핵 광신’이 한반도를 어떤 아슬아슬한 위기로 몰아갈지 우려스럽다. 북한은 이번 핵공격 태세 훈련을 대규모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기간에 실시했다. 과거 미국 전략자산 전개나 한미 연합훈련 중에는 긴장하며 숨죽였던 북한이지만 이번엔 ‘죽음의 백조’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작전구역에 진입하기 직전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대담한 도발을 감행했다. 한미는 보다 치밀한 감시망과 압도적 응징능력을 갖춰 김정은의 무모한 도박이 낳을 종말적 결과를 단호히 경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