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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찰위성 예고, 남쪽으로 쏴 韓美 대응 떠보겠단 협박

北 정찰위성 예고, 남쪽으로 쏴 韓美 대응 떠보겠단 협박

Posted April. 20, 2023 08:04   

Updated April. 20, 202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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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하며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내에 발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가 어제 보도했다. 정찰위성은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상태라면서도 ‘계획된 시일’은 적시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또 정찰위성 보유에 대해 “절대로 포기할 수도, 놓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필수불가결의 선결적 과업”이라며 “앞으로 연속적으로 수 개의 위성을 다각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계획된 시일’이라고만 밝힌 만큼 정찰위성 발사 시점이 언제일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내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위성 발사를 예고함으로써 한반도를 높은 긴장 상태로 몰아넣겠다는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2023년 4월까지 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위성 준비는 끝냈다지만 김정은이 ‘비상설 준비위원회 구성 등 최종 준비’를 언급한 만큼 발사까진 꽤 시간을 끌 수도 있다.

그 성능이 어떨지부터 의문이긴 하지만 정찰위성 발사는 그간의 핵탄두 장착 탄도미사일 같은 군사적 위협을 넘어 고도의 복합적 긴장을 부르는 다목적용 도발 협박임은 분명하다. 김정은은 대놓고 “적대세력의 움직임 상시 장악”과 “선제적 군사력 사용” 차원이라고 했다. 공중 전력이 절대적으로 열세인 처지에서 다수의 정찰위성을 가동해 한반도의 한미 군사력 동향을 감시하고 핵 타격 목표의 좌표를 확보하겠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무엇보다 그 발사 방향은 동쪽이 아닌 남쪽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반도와 주변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 북한은 2016년 ‘광명성 4호’ 발사 때처럼 한반도 서해안을 따라 주일미군이 있는 오키나와를 거쳐 필리핀 동쪽으로 날려 보냄으로써 한미의 추적·요격 능력을 떠볼 것이다. 나아가 ‘우주이용권’을 내세워 국제기구에 발사 계획을 사전 통보하는 등 뻔뻔한 행보를 통해 국제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볼 수도 있다.

이런 북한의 대담한 도발은 한미의 더욱 비상한 대응을 부를 것이다. 윤 대통령은 어제 외신 인터뷰에서 대북 감시·정찰·정보 능력 강화와 함께 ‘초고성능 고출력 무기’ 개발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한미 정상회담에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핵계획그룹’ 이상의 한미 공동의 대응 체제도 합의될 것이라고 한다. 북한이 아무리 간 큰 도발을 벌인다 해도 한미가 견고한 동맹 시스템과 상시 즉응태세를 갖춘다면 놀라거나 겁먹을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