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도, 인디아나 존스의 나이도 외면하고 싶지 않았어요. 나이 든 인디아나 존스의 이야기를 해야 시리즈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배우 해리슨 포드(81)가 15년 만에 ‘인디아나 존스’로 돌아왔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5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북미보다 이틀 빠른 28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포드는 이번 영화에 대해 “내가 연기하는 마지막 인디아나 존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레이더스’(1981년)로 시작한 시리즈의 모든 작품에서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를 맡았다. 그간 시리즈의 연출을 맡았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번 신작에서 총괄 제작자로 참여한다.
16일 화상으로 만난 포드는 정장에 초록색 넥타이까지 갖춰 입고 인터뷰에 참석했다. 성성한 백발에 전성기 때보다 어깨도 몸집도 작아졌지만 특유의 깊은 눈빛은 그대로였다.
그는 15년 만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전부터 이 시리즈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면서 “영화를 다시 만든다면 (주인공인) 인디아나 존스의 나이 든 모습을 꼭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인디아나 존스가 시간이 흘러 그저 나이가 든 노인일지, 여전히 (모험을 떠나는) 인디아나 존스일지, 아님 둘 다일지를 보여주는 게 흥미로운 소재가 될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신작의 주인공 역시 인디아나 존스다. 채찍을 휘두르며 모험을 떠났던 젊은 시절이 아닌, 교수 정년퇴임을 앞둔 백발의 노교수로 등장한다. 대학에서 수업을 귓등으로 듣는 학생들과 씨름하는 신세지만 우연히 시간의 균열을 찾아내는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을 찾는 여정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서 또 한 번 모험을 시작한다.
백발의 노배우는 뛰고 구르고 날아다닌다. 전작보다 느리고 몸은 삐걱대지만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며 반짝이는 그의 눈을 보면 인디아나 존스 캐릭터와 배우 포드가 겹쳐진다. 노인이지만 여전히 모험가인 인디아나 존스, 고령에도 여전히 열정의 불씨가 살아있는 배우 포드가 꼭 한 사람 같다.
80대의 나이로 액션 연기를 소화한 것에 대해 포드는 “사실 저는 액션 연기가 재밌다”면서 “액션이 조금 위험할 수 있는 경우엔 제가 하고 싶어도 못 하게 했다. 안전을 고려한 것인데 그럴 때마다 너무 화가 났다”며 웃었다. 그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오랜 세월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액션 영화이기도 하지만 가족들을 위한 오락 영화”라며 “굉장히 오랜 세월 동안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 그 덕분에 저는 새로운 영화 팬들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