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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 5년 만의 訪中… G2 충돌 막을 안전판 마련 주시한다

美국무 5년 만의 訪中… G2 충돌 막을 안전판 마련 주시한다

Posted June. 19, 2023 07:53   

Updated June. 19, 202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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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어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외교수장의 첫 방중이자 미국 국무장관으로선 5년 만이다. 블링컨 장관은 어제 친강 외교부장과의 회담에 이어 오늘 왕이 공산당 정치국원과 회동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양국 간엔 격화되는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의 마련, 특히 소통 채널의 구축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번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는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미중 관계의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양국 갈등이 이젠 극한 대결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왔기 때문이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도 올 2월 예정됐다가 중국 정찰풍선 침범 사건으로 연기된 바 있고, 최근엔 중국의 쿠바 도청기지 운영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 속에서 어렵사리 성사됐다.

그만큼 이번 미중 대화에 거는 기대가 크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극적인 돌파구 마련이나 관계개선의 전환점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은 회담 전부터 ‘핵심이익 수호’를 거듭 내세우고, 미국 측도 ‘긴장 관리를 위한 대화’라며 애써 기대수준을 낮추고 있다.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방중과 미중 외교사령탑 간 회동의 연장선에서 격한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 마련이 최우선으로 논의됐다.

미중 간 충돌 지점은 하나둘이 아니다. 당장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물론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러시아 군사지원 문제,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을 지키려는 미국의 디리스킹(위험제거) 전략에 이르기까지 해법을 찾기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다. 다만 중국도 최근 정치적으론 냉랭하지만 경제적으론 유화적인 정랭경온(政冷經溫)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제 분야의 교류를 시작으로 관계 진전에 적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미중 간 대화의 시동이 당장 결실을 맺긴 어렵겠지만 갈수록 험악한 대결로 치닫는 세계 정세의 긴장을 다소나마 낮추는 계기는 될 것이다. 미중 긴장완화 노력은 최근 악화된 한중 갈등 기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아가 미중이 논의할 충돌 방지용 ‘게임의 규칙’에는 동북아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도 빠질 수 없다. 한국은 그 흐름을 정확히 짚어가며 민첩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격변의 시기에 앞서지는 못할망정 뒤처져 낙오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