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 위험에 처했던 다문화 가정의 임신부가 고려대 안산병원 의료진의 도움으로 무사히 세쌍둥이를 낳았다. 병원 측은 외부 후원기관 등과 연계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 세쌍둥이 가정에 수천만 원에 이르는 분만비와 진료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1일 고려대 안산병원은 지난달 28일 몽골 국적의 임신 34주차 임신부 A 씨가 제왕절개 수술로 여아 세쌍둥이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출생 당시 아이들은 몸무게 2.23∼2.38kg으로 미숙아였지만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세쌍둥이가 미숙아로 태어나면 분만비와 중환자실 입원비 등 수천만 원의 의료비가 든다. 올봄 A 씨가 병원을 처음 찾았을 때부터 의료진은 분만비를 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인 남편도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진은 조산 기미가 보이자 망설이지 않고 산모와 세쌍둥이의 안전을 위해 출산을 돕기로 결정했다.
수술을 집도한 이 병원 송관흡 산부인과 교수는 “산모와 세쌍둥이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아이들이 세상과 만나는 특별한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산병원은 세쌍둥이에 대한 진료비 지원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병원은 2016년 국내 병원 처음으로 다문화 지원센터 ‘로제타 홀 센터’를 열고 다문화 가정 등 의료 취약계층에게 통역과 무료 건강검진, 직업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건희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