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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인근 폭발물 테러 정황… 北 비상사태 철저히 대비해야

평양 인근 폭발물 테러 정황… 北 비상사태 철저히 대비해야

Posted August. 19, 2023 08:35   

Updated August. 19, 20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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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 외곽에서 1, 2개월 전쯤 폭발물 테러가 발생한 정황이 있다고 북한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굉음과 사람들 비명이 들렸고, 사상자도 발생한 것 같다”고 복수의 현지 주민이 증언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군 고위인사를 노린 테러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북한이 폭발물 탐지 장비로 추정되는 물건을 수입하는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 경호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감시와 통제가 철저한 평양 인근에서 폭발물 테러 정황이 나왔다면 내부 불만이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폭발물 탐지 장비 수입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올 4월 경호원 여럿이 방탄용 검은 가방을 들고 김 위원장을 둘러싼 장면이 촬영된 것과 맞물려 평양 핵심부의 불안감을 보여준다. 국가정보원은 그제 국회에서 “노동당이 불평 불만자 색출팀을 지역별로 만들었다”고 보고했다.

제일 큰 불만 요인은 식량부족과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통제일 것이다. 북한은 올 초부터 장마당을 통한 개인적 식량 거래를 불허하고 군량미 우선 확보에 나섰다. 북한에서 1∼7월 아사(餓死)자가 240여 명 발생해 최근 5년 평균보다 2배 이상 늘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6년 전보다 12% 줄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보다 사정은 낫다지만 젊은 층의 불만이 커졌을 것이다. “젊은 세대의 거침없는 김정은 일가 비판과 집단 항의”를 국정원이 포착한 것은 이런 기류를 확인한 사례다.

김 위원장이 군사 위협에 직접 나서는 점도 북한 동향을 면밀하게 살펴야 하는 이유다. 그는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하라”고 말하는 등 8월 들어서만 전쟁 준비를 2차례 지시했다. 북한은 위기 때마다 도발하며 ‘우리 문제는 외부 적대세력 때문’이란 핑계로 불만을 잠재웠다. 북한이 공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쏘는 것뿐만 아니라 바다와 하늘에서 예측 못 할 수단으로 우리를 직접 겨냥할 수 있다. 또 내부 동요가 더 커진다면 쿠데타 등 급변사태가 불거지지 말란 법도 없다. 평양 외곽의 폭발이 테러로 확인된다면 전에 없던 반체제 행동이 기획된 것이다. 한미 공조를 통해 수립해 둔 작전 계획들을 재확인하고, 상황별 시나리오를 현실로 옮길 실전 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