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성경에 쓰인 크기로 만든 현대판 방주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1∼6월) 한국에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내 연면적이 1만6529㎡(약 5000평)에 이르는 이 방주는 네덜란드 건축가 요한 하위버르스가 2012년 공개해 주목받았다. 그는 분단 국가인 한국에 이 방주를 기증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17일 기독교·문화계 인사들로 구성된 ‘한국노아의방주유치위원회’(가칭)는 최근 하위버르스가 한국에 이 작품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무로 만든 이 방주는 총 7층 구조에 길이 125m, 너비 29m, 높이 약 26m에 이른다. 무게는 3000t이다. 노아가 대홍수를 대비해 동물 암수 한 쌍을 실었다는 성경 기록을 따라 내부엔 얼룩말, 기린, 코끼리 등 동물 모형이 전시돼 있다. 성서박물관 등의 공간도 있다. 제작하는 데 6년이 걸렸고, 약 420만 달러(약 56억7000만 원)가 투입됐다.
방주가 한국에 오게 된 데는 하위버르스 의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위버르스는 한국을 찾았을 때 경기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방문하는 등 남북 분단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것.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정박해 있는 방주를 바지선에 실어 한국까지 운송하는 데에 약 2개월 반가량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위원회는 내년 상반기에 운송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위원회는 “인천과 경기도의 몇몇 기초자치단체가 이 방주를 기증받아 설치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위버르스와 위원회, 지자체 등이 논의해 최종 설치 장소를 정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하위버르스를 한국에 초청해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아의 방주를 만들게 된 과정과 한국에 기증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