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돌이’ 이강인이 세계 최고 레벨의 클럽 대항전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으로 골맛을 봤다.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의 이강인은 26일 AC밀란(이탈리아)과의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 후반 44분에 3-0을 만드는 쐐기 골을 넣었다. 후반 26분 우스만 뎀벨레와 교체 투입된 이강인은 골문으로부터 약 13m 거리의 페널티박스 가운데에서 강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챔피언스리그 7경기 만에 나온 이강인의 첫 득점이었다. 마요르카(스페인)에서 뛰다 올해 7월 PSG로 이적한 이후 챔피언스리그 2경기를 포함해 공식전 12경기 만에 나온 첫 골이기도 했다. 이강인은 29일 브레스투아를 상대로 프랑스 리그1 데뷔 골에 도전한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스페인) 소속이던 2019∼2020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경기를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강인은 2019년 9월 첼시(잉글랜드)와의 경기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18세 6개월 30일로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챔피언스리그 출전 기록을 남겼다. 마요르카에서 뛸 때는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날 득점으로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은 4번째 한국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박지성이 4골을 기록하고 은퇴했고 손흥민(토트넘)이 19골, 황희찬(울버햄프턴)이 3골을 기록 중이다.
경기 후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파리에서의 마법 같은 하룻밤”이라는 글을 올리며 챔피언스리그 데뷔 골을 자축했다. 이날 경기는 PSG의 안방 구장인 파르크 드 프랭스에서 열렸다.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 이강인의 움직임을 두고 “뎀벨레보다 깔끔하고 과감한 공격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은 이날 15번의 패스를 시도해 14번 성공(성공률 93%)시켰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는 이강인에게 평점 7.5점을 줬다. 출전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팀 내에서 4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PSG는 이날 전반 32분 킬리안 음바페의 선제골과 후반 8분 랑달 콜로 무아니의 추가골 등으로 3-0 완승을 거뒀다. 승점 6점(2승 1패)이 된 PSG는 ‘죽음의 조’ F조에서 선두로 나섰다. 도르트문트(독일)와 뉴캐슬(잉글랜드)이 나란이 승점 4점을 기록 중이고 AC밀란이 2점으로 조 최하위다. 지난달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 결과가 나오자 유럽 매체들은 ‘가장 터프한 조’로 일제히 F조를 꼽았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F조에 속한 4개 팀 팬들에겐 악몽 같은 조 편성”이라고 전했었다.
G조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가 영보이스(스위스)를 3-1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조 선두를 굳게 지켰다. 맨체스터시티는 ‘득점 기계’ 엘링 홀란이 페널티킥 골을 포함해 2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12골) 홀란은 이번 시즌 조별리그 3경기 만에 처음 골맛을 보며 대회 1, 2호 골을 작성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