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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軍, 가자시티 진입 하마스와 시가전…美, 교전 중지 압박

이스라엘軍, 가자시티 진입 하마스와 시가전…美, 교전 중지 압박

Posted November. 04, 2023 08:03   

Updated November. 04, 20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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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2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가자지구 내 본거지인 가자시티에 진입해 고강도 시가전을 펼쳤다. 하마스의 비밀 땅굴 파괴에 나선 것으로,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약 한 달 만에 하마스의 심장부에서 본격적인 전투를 벌인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하루에만 약 130명의 무장세력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사흘 연속 가자지구 최대 규모 난민촌인 자발리야에 포격을 퍼붓는 등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 이스라엘을 찾아 인도적 교전 중지를 거듭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 이스라엘 가자시티 완전 포위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하마스의 중심지인 가자시티 포위를 완료했다”며 “하마스의 전초기지와 본부, 추가 테러 기반시설을 공격하고 근접전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성명에서 “지금이 전투의 정점”이라며 “우리는 인상적인 성공을 거뒀고, 가자시티 외곽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성사진 등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시티를 완전히 포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자시티의 서쪽은 지중해에 접해 있는데 이곳을 제외한 나머지 육로 세 방향을 모두 군사적으로 봉쇄했다는 것이다. 이날 이스라엘 공군과 해군 등은 대규모 공습으로 가자시티를 폭격했고 땅굴 100곳 등을 파괴했다. 이스라엘군은 육군 공병대가 인공지능(AI)을 사용해 하마스 공격 표적을 확인한 뒤 현재까지 1만2000개 이상의 표적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에 이어 시리아에서 활동하던 이란 민병대가 헤즈볼라를 지원하기 위해 레바논 남부에 배치되면서 확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美, 교전 일시 중지 거듭 압박

이스라엘의 공세가 격화되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전쟁으로 최소 906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중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3760명에 달했다.

공습이 집중된 자발리야 난민촌에선 주요 병원에서 발전기가 멈춰섰다. 보건부는 “산소 발생기와 시신 보관소 냉장고 전원을 꺼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전기나 연료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교전 일시 중지(pause)’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가자지구에 인도적인 원조를 제공하고 인질을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 교전을 중지하는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로 출발하기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 지속 가능한 평화 조건인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3일 이스라엘에 도착하는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이런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 국적자 및 이중 국적자들의 탈출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로 피란민 출국이 허용된 지 이틀째인 2일 총 344명이 국경을 통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은 2일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예산을 모두 배정해 달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고 이스라엘 지원 법안만 통과시켰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