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첫 한인 장관이 나왔다. 27일(현지 시간)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멀리사 리(이지연·57) 의원은 이날 출범한 집권 국민당 주도 연립정부 경제개발부, 소수민족부, 미디어통신부 등 3개 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리 장관은 이날 수도 웰링턴 정부청사에서 열린 정부 출범식에서 장관 선서문을 영어와 한국어로 각각 읽었다. 그는 한국어로 “본인 멀리사 이지연은 법에 따라 찰스 3세 국왕 폐하와 그 후계자 및 왕위 계승자에게 진정으로 충성할 것을 선서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항상 최선의 판단력을 발휘해 총독에게 자유로이 자문하고 조언할 것을 선서합니다”라고 밝혔다.
리 장관은 취임식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오늘 장관으로 공식 선서했다. 한국어로 선서하며 한국인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1966년 한국에서 태어난 리 장관은 10세 무렵 부모를 따라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뒤 호주에서 유학하며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1988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그는 공영방송에서 20년간 기자와 앵커 등으로 활약했다. 특히 아시아 문화와 현안을 다룬 프로그램을 15년간 진행하며 지명도를 높였다. 2008년 국민당 소속으로 첫 한인 국회의원이 된 후 지난달 총선까지 6선에 성공했다.
김보라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