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또 역대 최저… 출산율 0.7도 위태롭다

 또 역대 최저… 출산율 0.7도 위태롭다

Posted December. 01, 2023 07:56   

Updated December. 01, 2023 07:56

中文

3분기 한국의 출생아 수가 5만 명대로 떨어졌다. 3분기 기준으로 6만 명을 밑돈 건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합계 출산율은 0.7명으로 1년 전보다 0.1명 감소했다. 한국의 출산율은 연초에 높다가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 이르면 4분기 중 사상 초유의 0.6명대 출산율을 보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분기 출생아 수는 청년층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1.5% 줄어든 5만6794명에 그쳤다. 게다가 출산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혼인 건수마저 감소하고 있다. 3분기 혼인 건수는 4만1706건으로 1년 전보다 8.2% 줄었다.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소다. 9월만 떼어 보면 혼인 건수가 12.3%나 급감했다. 한국에선 출생아 96%가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는 만큼 몇 년 뒤 더욱 심한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작년 한국은 출산율 0.78%로 전례 없는 초저출산 국가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재작년 기준으로 인구 5명 중 한 명 꼴인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세대 인구는 30년 뒤인 2050년 전체 인구 중 비중이 11.0%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이마저도 출산율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세계에서 제일 먼저 인구감소로 소멸하는 나라가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돼가고 있다.

비혼·저출산으로 인한 ‘축소사회’ 위기는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왔다. 결혼식장, 어린이집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노동인구 부족으로 7년 뒤인 2030년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0%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각급 학교의 졸업생 숫자가 너무 줄어 졸업앨범을 만들 경우 학생 개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가장 우려스러운 건 장기화한 세계 최저 출산율 때문에 ‘저출산 문제는 백약이 무효’란 생각이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것이다. ‘국가적 자살’이란 말이 나오는 낮은 출산율은 절대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요즘 결혼·출산 청년에 대한 증여세 혜택 확대, 생애주기별 특례대출 제공 등의 대책을 논의 중이다. 출산율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면 남녀 차별 없는 육아휴직 의무화 같이 파격적인 사회 시스템 혁신도 추진할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