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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1.3m 버디…눈앞에서 날아간 안병훈 첫승

빗나간 1.3m 버디…눈앞에서 날아간 안병훈 첫승

Posted January. 16, 2024 07:39   

Updated January. 16, 202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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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하지 말라는 것 같다. 아직 열심히 해야 하고 갈 길이 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 문턱에서 멈춘 안병훈(33)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하지만 안병훈은 최근 출전한 대회에서 매번 우승 경쟁을 펼치며 다가올 우승이 멀지 않음을 알렸다.

안병훈은 15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라에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공동 준우승했다. 이날 6타를 줄인 안병훈은 최종 합계 17언더파 263타로 그레이슨 머리, 키건 브래들리(이상 미국)와 연장 승부를 벌였다.

그동안 PGA투어 181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만 4번 했던 안병훈은 182번째 대회에서 준우승 횟수를 ‘5’로 늘렸다. 2024시즌 개막 대회였던 지난주 더 센트리에서 단독 4위를 한 데 이어 다시 톱5에 들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준우승 상금 73만8700달러(약 9억8000만 원)를 챙겼고 페덱스컵 랭킹 2위로 올라섰다. 53위였던 세계 랭킹도 50위 안으로 진입하게 된다. 안병훈으로선 연장전 마지막 퍼트가 아쉬웠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첫 번째 연장전은 안병훈에게 유리하게 펼쳐졌다. 안병훈은 3번째 샷을 홀 1.3m 거리에 붙였다. 브래들리는 약 5m, 머리는 약 12m를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머리에게 미소 지었다. 머리의 퍼트는 12m를 구른 뒤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 들어갔다. 반면 안병훈의 퍼트는 홀컵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날 안병훈은 정규 홀에서도 우승 기회가 있었다. 선두 브래들리에게 한 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안병훈은 18번홀에서 약 240야드를 남기고 3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을 홀 4m 거리에 떨어뜨려 이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글 퍼트가 홀컵을 살짝 빗나가면서 연장전에 들어갔다. 안병훈은 “세컨드샷이 정확히 원하던 곳으로 갔다. 퍼트도 잘했는데 브레이크를 잘못 읽었던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탄탄한 한 주였다. 마지막 마무리가 아쉽지만 지금까지 경기력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탁구 스타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인 안병훈은 잇단 시련을 딛고 부활에 성공했다. 2016년 PGA투어에 데뷔한 안병훈은 2021년 페덱스컵 랭킹이 146위로 떨어지면 투어 카드를 잃었다. 이듬해 콘페리투어(2부)를 거쳐 PGA투어에 복귀한 안병훈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직전 마지막 대회였던 윈덤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탔다. 작년 가을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한 성분이 포함된 기침약을 먹었다가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와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안병훈은 상승세를 탄 최근의 경기력을 두고 “지난 몇 달간 쉬면서 매 라운드가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 돌아보려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알코올 의존증과 교통사고 후유증을 이겨낸 머리는 4라운드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데 이어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12m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PGA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우승 상금 149만4000달러(약 19억8000만 원)를 받았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