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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노동당 39호실’ 도박사이트 수천개 제작-판매”

“北 ‘노동당 39호실’ 도박사이트 수천개 제작-판매”

Posted February. 15, 2024 07:48   

Updated February. 15, 202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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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불법 외화벌이 조직이 불법 도박 사이트 수천 개를 제작해 국내 범죄 조직에 팔아 넘긴 사실이 국가정보원에 적발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제작한 도박 사이트에 악성코드를 심는 방식으로 우리 국민들의 회원 정보도 빼갔다. 국가정보원은 이들에게 수천 개의 도박 사이트 제작을 의뢰하고 이를 판매해 수조 원대 수익을 올린 한국인 범죄 조직에 대해 경찰과 실체를 규명 중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 조직은 중국 단둥에서 활동하는 ‘경흥정보기술교류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개인 비자금을 조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의 조직이다. 39호실은 대남 공작을 담당하는 정찰총국 소속이다.

이들은 조선족 대북 사업가가 소유하고 있는 중국 단둥 소재의 ‘금봉황 복식유한공사’란 의류 공장 기숙사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판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김광명 단장 아래 정류성, 전권욱 등 15명의 조직원이 성인·청소년 대상 도박 사이트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제작·판매했다”며 “매달 1인당 500달러씩 평양에 상납했다”고 밝혔다.

중국인 개발자로 위장한 이들은 국내 범죄 조직으로부터 불법 도박 사이트 제작 1건당 5000달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트 유지·보수 명목으로 월 3000달러도 받았다. 사이트 이용자가 증가하면 2000∼5000달러의 추가 수수료도 받았다. 북한은 도박 사이트를 제작한 뒤 관리자 권한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도 수집했다. 베팅을 자동으로 해주는 프로그램에 악성코드를 심는 방식으로 회원 정보를 빼내기도 했다.

국내 범죄 조직은 이들이 북한 출신인 것을 알면서도 거래를 계속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북한 조직의 불법 사이트 제작 비용이 한국, 중국 개발자 등에 비해 30∼50% 가까이 저렴했기에 거래를 이어간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