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 ‘서울 탱고’ ‘첫차’ 등을 부른 가수 방실이(본명 방영순·사진)가 투병 끝에 20일 인천 강화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1세.
인천 강화 출신인 고인은 1980년대 미8군 부대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1985년 박진숙, 양정희와 함께 여성 3인조 그룹 ‘서울시스터즈’로 데뷔해 시원한 가창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첫차’, ‘뱃고동’, ‘청춘열차’를 포함한 여러 대표곡을 남겼다. ‘새벽안개 헤치며 달려가는 첫차에 몸을 싣고 꿈도 싣고…’(첫차) 등 1980년대 우리나라 사회적 정서를 잘 담아낸 가사들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90년 서울시스터즈가 해체한 뒤엔 솔로 가수로 전향해 ‘서울 탱고’, ‘여자의 마음’ 등의 노래를 히트시켰다. 1997년엔 선행 연예인으로 문화체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밝고 따뜻한 이미지를 앞세워 2000년대에 들어서도 ‘뭐야 뭐야’ 등 경쾌한 댄스곡을 꾸준히 발표했다. 2007년에는 그룹 슈퍼주니어의 트로트 유닛이던 슈퍼주니어-T가 부른 리메이크곡 ‘첫차’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다시금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해 6월 뇌졸중으로 쓰러져 17년간 투병 생활을 지속했다. 지난해에는 뇌졸중으로 전신이 마비되고, 당뇨에 따른 망막증을 앓으며 시력을 거의 잃은 상황이 알려졌다. 전신마비로 말하는 것조차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작고 전까지 발음 연습을 계속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덧없이 왔다가 떠나는 인생은 구름같은 것 … 세상살이 온갖 시름 모두 다 잊으시구려’(서울탱고)
빈소는 인천 강화군 참사랑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낮 12시. 043-298-9100
이지윤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