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합격자도 “임용 포기”…3월 ‘의료 대란’ 더 커진다
Posted February. 26, 2024 08:01
Updated February. 26, 2024 08:01
인턴 합격자도 “임용 포기”…3월 ‘의료 대란’ 더 커진다.
February. 26, 2024 08:01.
by 이지운, 전주=박영민 easy@donga.com.
20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병원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이 확산되는 가운데 의대 졸업생 대거 대학병원 인턴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지던트 3, 4년차와 전임의(펠로) 상당수가 추가로 병원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규 인턴 충원까지 무산되면서 대형병원 수술 건수가 과거 대비 10% 안팎으로 떨어지는 ‘3월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대학병원에는 인턴 합격 상태에서 단체로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인턴 합격자 123명 대부분이 계약 포기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밝혔다. 부산대병원에선 다음 달 1일부터 인턴으로 일하려던 57명 중 52명이 임용 포기 각서를 병원에 냈다. 광주 조선대에서도 수련을 앞둔 인턴 예정자 36명이 전원 임용을 포기했다. 전공의 이탈로 ‘손발’이 사라진 상태에서 신규 인턴으로 업무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우려했던 대학병원 종사자들은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통상 대학병원은 의사 국시를 통과한 ‘새내기 의사’를 뽑아 3월 초부터 1년간 인턴 수련을 진행한다. 이후 전공과목을 선택해 3, 4년간 레지던트로 일한 다음 전임의(펠로)가 된다. 문제는 수련 마무리 단계라는 이유로 병원에 남았던 3, 4년차 레지던트들의 계약 역시 이달 말∼다음 달 초 끝난다는 것이다. 또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전임의 역시 상당수가 같은 시기 계약이 끝난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교수와 전임의가 2교대하며 전공의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고연차 레지던트와 전임의 이탈, 인턴 충원 무산이 겹치면 병원으로서도 속수무책”이라고 했다. 의료대란이 목전에 닥쳤지만 정부와 의사단체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 가고 있다. 교육부는 다음 달 4일까지 의대 40곳에서 희망 정원 규모를 받은 뒤 조속히 배정을 마무리하며 2000명 증원을 기정사실화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관련 공문에서 “기제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하라”며 지난해 제출한 증원 규모(총 2251∼2847명)을 유지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5일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에서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다. 의대 증원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대 증원 적정 규모는 400∼500명”이라며 “의사는 파업을, 정부는 진압쇼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있을 수 없는 정쟁 유도 행위”라며 “당 내부 위기 탈출용”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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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병원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이 확산되는 가운데 의대 졸업생 대거 대학병원 인턴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지던트 3, 4년차와 전임의(펠로) 상당수가 추가로 병원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규 인턴 충원까지 무산되면서 대형병원 수술 건수가 과거 대비 10% 안팎으로 떨어지는 ‘3월 의료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대학병원에는 인턴 합격 상태에서 단체로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인턴 합격자 123명 대부분이 계약 포기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밝혔다. 부산대병원에선 다음 달 1일부터 인턴으로 일하려던 57명 중 52명이 임용 포기 각서를 병원에 냈다. 광주 조선대에서도 수련을 앞둔 인턴 예정자 36명이 전원 임용을 포기했다. 전공의 이탈로 ‘손발’이 사라진 상태에서 신규 인턴으로 업무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우려했던 대학병원 종사자들은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통상 대학병원은 의사 국시를 통과한 ‘새내기 의사’를 뽑아 3월 초부터 1년간 인턴 수련을 진행한다. 이후 전공과목을 선택해 3, 4년간 레지던트로 일한 다음 전임의(펠로)가 된다. 문제는 수련 마무리 단계라는 이유로 병원에 남았던 3, 4년차 레지던트들의 계약 역시 이달 말∼다음 달 초 끝난다는 것이다. 또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전임의 역시 상당수가 같은 시기 계약이 끝난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교수와 전임의가 2교대하며 전공의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고연차 레지던트와 전임의 이탈, 인턴 충원 무산이 겹치면 병원으로서도 속수무책”이라고 했다.
의료대란이 목전에 닥쳤지만 정부와 의사단체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 가고 있다. 교육부는 다음 달 4일까지 의대 40곳에서 희망 정원 규모를 받은 뒤 조속히 배정을 마무리하며 2000명 증원을 기정사실화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관련 공문에서 “기제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하라”며 지난해 제출한 증원 규모(총 2251∼2847명)을 유지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5일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에서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다.
의대 증원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대 증원 적정 규모는 400∼500명”이라며 “의사는 파업을, 정부는 진압쇼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있을 수 없는 정쟁 유도 행위”라며 “당 내부 위기 탈출용”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지운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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