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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벌목공 돕던 한국인 선교사, 러서 ‘간첩 혐의’ 체포

北벌목공 돕던 한국인 선교사, 러서 ‘간첩 혐의’ 체포

Posted March. 13, 2024 07:54   

Updated March. 13, 202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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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러시아 당국이 간첩 혐의로 한국인을 체포해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금된 한국인 백모 씨는 러시아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현지 탈북민 구출 등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씨가 체포될 당시 그의 아내와 현지 상사(商社)의 지사장인 한국인 A 씨도 체포됐지만 두 사람은 현재 풀려난 상태다. 우리 당국은 북한이 올해 초 러시아에 현지 탈북민 통제 강화 등을 요청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백 씨는 국내 한 사단법인(소외계층지원단체)의 블라디보스토크 지회 소속이다. 백 씨는 중국에서 선교사 활동을 하다 2020년 육로로 러시아에 넘어와 현지 북한 벌목공 등에게 의약품, 의류 등 생필품을 지원해 왔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백 씨가 현지에서 탈북민들에게 선교 활동을 하며 탈북민 구출 활동에도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백 씨는 2020년부터 연해주에 한 여행사를 세운 것으로 파악됐지만 실제 활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백 씨가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한 후 소식통으로부터 러시아 국가 기밀을 입수했다고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다만 러시아는 간첩 혐의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론 탈북민 지원 활동 등을 문제 삼아 백 씨를 잡았을 가능성도 크다. 러시아에선 지난해부터 탈북민들을 돕는 한국인 단체, 탈북 브로커 등에 대한 감시가 삼엄해졌다. 특히 최근 긴밀해진 북-러 관계 속에 북한은 올해 초 러시아 당국에 탈북민 단속 등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문서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으로부터 백 씨 체포 사실을 통보받은 뒤 공관을 중심으로 영사 조력 등을 제공 중이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