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아동-분만병원협회 “환자 못떠나… 18일 집단휴진 불참”

아동-분만병원협회 “환자 못떠나… 18일 집단휴진 불참”

Posted June. 14, 2024 07:44   

Updated June. 14, 2024 07:44

中文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18일 집단 휴진에 “환자를 떠날 수 없다”며 불참 방침을 밝히는 의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또 13일 동네병원 20곳에 문의한 결과 ‘휴진 동참’ 방침을 정한 곳은 4곳에 불과했고 11곳은 “정상 진료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상당히 높은 참여율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지만 환자 단체 등을 중심으로 비판적 여론이 많아 “참여율이 생각만큼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동병원과 분만병원들은 18일 정상 운영 방침을 정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13일 “각 병원이 개별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면서도 “병원마다 대형 병원에서 이송된 중증·입원 환자가 많다. 아픈 아이들을 두고 현실적으로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협회에는 아동병원 130여 곳이 소속돼 있다. 분만병원 140여 곳이 소속된 대한분만병의원협회 오상윤 사무총장도 “의협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예정된 분만과 진료를 취소할 순 없다”며 “갑자기 양수가 터지는 등 응급 분만 상황도 있을 수 있어 18일도 당직의사 등이 정상 근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 마취과 의사들도 “필수 인력은 병원에서 자리를 지킬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13일 회의에서 중증·응급수술 및 중환자 통증 조절 등을 위해 필요한 인력은 정상 근무하기로 했다. 전신마취가 필요한 중증 수술은 마취과 의사가 없으면 수술을 못 한다.

또 동아일보가 13일 서울 시내 의원 20곳에 “18일 휴진하느냐”고 물었는데 “휴진할 것”이라고 밝힌 곳은 4곳(20%)에 그쳤다. 이 중 2곳은 “오전 진료는 하고 오후에만 휴진한다”고 했다. 나머지 16곳 중 11곳(55%)은 “정상 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5곳(25%)은 “아직 방침을 못 정했다”고 했다.

의협은 지난주 투표에서 회원 73.5%가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일선 동네병원에선 이미 증원 절차가 끝났고, 여론의 비판이 거세다는 등의 이유로 예상만큼 동참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예약 진료를 의사가 일방적으로 취소하면 의료법상 진료 거부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막판 협상으로 휴진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의협은 13일 “정부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꿔 대화에 나선다면 18일 집단 휴진을 취소할 수 있다”고 했다.

환자단체들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진 철회를 요구했다. 일부 환자단체는 기자회견 직후 호소문 전달을 위해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을 방문했지만 의협 직원들이 “사전에 약속되지 않았다”며 출입을 막으며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