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놀란 트럼프 피격, 민주주의 질식시키는 증오 정치
Posted July. 15, 2024 07:47
Updated July. 15, 2024 07:47
세계가 놀란 트럼프 피격, 민주주의 질식시키는 증오 정치.
July. 15, 202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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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피격당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13일 펜실베니아 에서 유세하던 트럼프 후보는 날아든 총탄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맞았다. 위험천만한 순간이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저격범은 100여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반자동소총으로 8발을 쏜 뒤 현장에서 사살됐다. 트럼프 주변의 지지자 가운데 1명이 빗나간 총탄에 숨졌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20대 백인 남성인 저격범은 공화당원으로 파악됐고, 총격 배경은 수사가 진행중이다. 대선후보 암살 시도는 증오가 판치는 미국 정치의 속살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다. ‘문화전쟁’이란 말처럼 워싱턴 정치는 젠더 이민자 낙태권 복지 정책을 놓고 반목을 거듭해 왔다. 2016년 트럼프 등장 후로는 더 자극적인 언사가 일상이 됐다. 통합의 주체가 되어야 할 대통령 트럼프는 비판자를 조롱하며 증오를 부추겼고,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면서 민주주의는 질식해 갔다. 정치 저질화의 한 축인 트럼프가 증오의 총탄을 맞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미국 정치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건강한 공론장은 무너지고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선 팩트와 진실에는 무관심한 행태가 나타났다. 허황된 이야기를 자기들끼리만 사실로 믿는 ‘대안적 사실’이란 황당한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트럼프 후보가 4년 전 자신이 패배한 대선을 두고 “부정선거가 아니었다면 이겼다”고 주장하는데 적잖은 미국인이 사실로 믿고, 일부는 폭력적인 의사당 난입까지 자행했다. 광적인 팬덤과 팬덤을 증오하는 냉소가 퍼지면서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미국 일각에선 폭력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이 번져갔다. 지난달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또는 트럼프가 대선 승자가 되는 걸 막기 위해선 위력을 써도 좋다는 응답이 각각 10%, 7%가 나왔다. 이런 극단적 응답자 중 3분의 1과 절반이 총기 소유자였다. 이번 암살 시도가 위험천만한 이런 여론과 무관할 수 없다. 미국에선 케네디 형제와 킹 목사가 암살된 혼돈의 1960년대를 거쳐 1980년대에 레이건 대통령 암살 시도가 있었다. 이후 40년 넘도록 자취를 감췄던 정치적 암살이 다시 등장했다. 정치 양극화와 이를 초래한 정치인들의 선동을 더는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에 왔다는 뜻이다. 이런 미국적 현상은 보면 볼수록 우리 정치와 닮았다. 우리도 올 초 야당 대표를 겨냥한 테러가 있었다. 반면교사로 삼지 못한다면 우리도 언제든 비슷한 일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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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피격당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13일 펜실베니아 에서 유세하던 트럼프 후보는 날아든 총탄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맞았다. 위험천만한 순간이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저격범은 100여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반자동소총으로 8발을 쏜 뒤 현장에서 사살됐다. 트럼프 주변의 지지자 가운데 1명이 빗나간 총탄에 숨졌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20대 백인 남성인 저격범은 공화당원으로 파악됐고, 총격 배경은 수사가 진행중이다.
대선후보 암살 시도는 증오가 판치는 미국 정치의 속살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다. ‘문화전쟁’이란 말처럼 워싱턴 정치는 젠더 이민자 낙태권 복지 정책을 놓고 반목을 거듭해 왔다. 2016년 트럼프 등장 후로는 더 자극적인 언사가 일상이 됐다. 통합의 주체가 되어야 할 대통령 트럼프는 비판자를 조롱하며 증오를 부추겼고,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면서 민주주의는 질식해 갔다. 정치 저질화의 한 축인 트럼프가 증오의 총탄을 맞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미국 정치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건강한 공론장은 무너지고 있다. 유권자들 사이에선 팩트와 진실에는 무관심한 행태가 나타났다. 허황된 이야기를 자기들끼리만 사실로 믿는 ‘대안적 사실’이란 황당한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트럼프 후보가 4년 전 자신이 패배한 대선을 두고 “부정선거가 아니었다면 이겼다”고 주장하는데 적잖은 미국인이 사실로 믿고, 일부는 폭력적인 의사당 난입까지 자행했다.
광적인 팬덤과 팬덤을 증오하는 냉소가 퍼지면서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미국 일각에선 폭력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이 번져갔다. 지난달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또는 트럼프가 대선 승자가 되는 걸 막기 위해선 위력을 써도 좋다는 응답이 각각 10%, 7%가 나왔다. 이런 극단적 응답자 중 3분의 1과 절반이 총기 소유자였다. 이번 암살 시도가 위험천만한 이런 여론과 무관할 수 없다.
미국에선 케네디 형제와 킹 목사가 암살된 혼돈의 1960년대를 거쳐 1980년대에 레이건 대통령 암살 시도가 있었다. 이후 40년 넘도록 자취를 감췄던 정치적 암살이 다시 등장했다. 정치 양극화와 이를 초래한 정치인들의 선동을 더는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에 왔다는 뜻이다. 이런 미국적 현상은 보면 볼수록 우리 정치와 닮았다. 우리도 올 초 야당 대표를 겨냥한 테러가 있었다. 반면교사로 삼지 못한다면 우리도 언제든 비슷한 일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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